지난 일 주일간은 감기 때문에 좀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감기도 막바지에 이르렀어.
하긴 그 단단한 땅을 뚫고 그 연한 풀잎도 솟아나고, 세상이 온통 새봄 맞이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으니, 나도 이 세상의 일부로 감기 몸살 정도 앓은 거 되려 기뻐해야 되겠지?

생각해 보니 30주년 행사한 지 이제 겨우 5개월이 지난 거야.
은경이도 얘기했지. 이 행사보다 이 행사 후의 우리의 삶이 더 중요할 거라고.

친구들이 이런 저런 모임을 하고 마음을 나누고, 요리 비법을 전하고, 혹은 조물락 조물락 만든 반찬을 나누고, 그 반찬을 들고 이제 소풍까지 간다는 말을 듣고...
이런 일들을 보며 나 참 마음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게 기쁨을 주는 것은 소박함이다.
이런 작은 마음의 나눔이 참말 중요한 거라는 게 내 마음이다.

우울한 꿈을 꾼 것처럼 요상하게 봄날엔 좀 처지는 경우가 있지?
봄에는 좀 우울하더라구. 그 생기에 눌려서 그런가?
따뜻한 날씨에 몸은 나른해지는데 이상하게 마음은 쪼매 그렇거든.
그래서 아름다이 피어나는 꽃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다가도, 너무나 노골적으로 화들짝 피어나는 꽃을 보면 나도 모르게 ㅁㅊㄴ(은경아, 미쳤네다) 소리가 나오거든.  

오늘 1교시가 없거든.
오면서 우리 홈에 들어가서 친구들 글 봐야지 했어. 없으면 내가 쓰지 뭐 했지.
생각만 해도 마음 편안한, 이런 마음의 위안을 주는 느그들, 여기 저기서 열심히 잘 지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내맘대로> 든다.

정화와 정화 딸의 글 때문에 밝은 웃음을 웃을 수 있었으니 고맙고, 은혜가 이리 저리 함께 다니며 즐거움을 나누는 걸 보니 좋고, ㄱㄱㄹ 모임이라는 그 훌륭하고 센스있는 이름도 재미나고, 바쁠 텐데도 티나지 않게 모임에 참석해 윤기나게 해주는 친구들이 예쁘고, 탁월한 지도자 ㅇㄱ의 카리스마로 이어지는 여행팀 얘기도 재미나고, 모이기만 하면 하나씩 전수받는 요리 방법도 뿌듯하고.......

우리가 만나기 전 우리 주위에 만들어졌던 인간 관계가 더 많을 텐데도 우리들 이렇게 만나는 거 보면 참 이상하지? 음~  

쓰기로 했으니까 일단 쓴다.
잘들 지내렴. 마음 편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