깝죽대구 가긴 갔는데...

저녁식사후...

우리 엄니
당신 방으로 나를 부르시더니...누가 볼새라
내주머니 여기저기 낑겨 주시는 봉투들....

두고 쓰라고....
가다가 배고프면 빵 사 먹으라고.....
입 마를때 사탕 사먹으라고....

안 받는다구 엄니와 난 싱갱이를 하다
도져히 엄니를 이길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루 받아 가지구
엄니방을 나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 봉투들을 하나하나 열어 보니....

아....
난....
이 봉투에 대해 대책이 안 선다.

올해 94세가 되신 어머니...
내눈엔 여전히 건강하신거 같은데
돌아가실락 하나???

어떤 맘의 표시일까???

하나는 ...이십만원
둘은.......오만원
셋은.......사만원
이렇게 세봉투에 이십구만원이
화장지에 싸고 또 싸고...
고무줄에 끄나풀에 꼬기꼬기 쫑여 매어져 있는거다.

이 세봉투가,
우리 시어머니가 나에게 주시는  애틋한 마음일 텐데...
이 큰 마음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며
난,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까???

나이를 헛 먹었나부다...
지금까지도 아무 생각이 안난다...

검정봉투에,화장지에 싸이고...
고무줄과 끄나풀로 묵여있는 이 큰 사랑을
나는 그져 맹추처럼 바라다만 볼 뿐이다.

여니야~~~
나 효도 못하구 왔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