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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부위에 발생한 암 덩어리를 한꺼번에 치료하고, 원하는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照射)함으로써 기존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맞춤형 방사선치료기가 국내에서는 최초로, 아시아에서는 세번째로 도입됐다.
토모테라피센터 소장 한치화 교수(52)는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고 치료기간을 단축시키는 토모테라피는 이상적인 맞춤형 방사선 치료기”라며 “암 환자들에게 한층 더 편안하고 고통없는 치료로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치료받았던 부위도 치료 가능 토모(tomo)란 의학적으로는 어떤 물체의 단층면을 뜻하는 것으로 이 기기가 갖고 있는 방사선 치료방식의 특성을 내포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래를 의미하는 ‘tomorrow’의 의미도 갖고 있다. 즉 토모테라피란 미래를 지향하는 혁신적인 방사선 치료임을 암시한다. 토모테라피는 암을 치료함에 있어서 과거의 방사선 치료방법들과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미래형 맞춤 방사선치료이다. 토모테라피는 방사선이 환자에게 조사되는 방식이 독특하기 때문에 ‘단층조각(slice)치료’라고도 불린다. 대단히 정교한 세기조절방사선조사(intensity modulation radiation therapy, IMRT) 방법이면서도 방사선치료 전의 계획수립(planning)뿐만 아니라 표적에 대해서 항상 정밀한 방사선 조사를 하기 위한 CT영상유도장치 그리고 방사선조사가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적으로 운영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법보다 정밀한 조사가 가능하므로 종양 주위에 방사선에 예민한 조직이나 중요한 장기가 인접해 있을 때 이들을 피해 치료할 수 있도록 해주는 역(inverse) 프로그래밍 기능을 함께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토모테라피는 과거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던 부위에서 또 다시 성장하거나 재발한 암의 경우에도 추가 방사선치료가 가능합니다. 또 해부학적 구조가 대단히 복잡한 두경부나 척수 또는 중요한 말초신경에 인접하여 종양이 발생한 경우 방사선이 주변에 미치는 피해를 줄이면서 최대의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지요.” 한교수는 “암이 여러 군데에 흩어져 있는 경우에도 단 한번의 치료에 모든 부위를 포함시켜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자랑했다. #아시아 전체에 4대밖에 없는 첨단기기 한교수는 “토모테라피는 치료를 위한 여러 단계의 과정을 하나의 기계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일체화시켰기 때문에 각 단계로 이동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정확성들을 매우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계획된 최대한의 치료용량을 정확하게 병소에 전달함과 동시에 정상조직에는 방사선양이 축적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환자는 가만히 누워있지만 환자의 몸을 중심으로 방사선 발생장치가 연속 회전을 하면서 조사를 함과 동시에 환자의 테이블이 서서히 이동하기 때문에 나선형(spiral or helical)의 방사선 조사가 이루어진다. 이는 토모테라피 시스템의 중요한 특징들 가운데 하나로 그 결과 방사선에 노출되는 정상 조직들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종양에 대해서는 적절한 양의 에너지가 집중되도록 한다. 토모테라피 시스템의 핵심은 암전문의의 치료 계획에 따라 물리학박사가 환자의 몸 속 암 덩어리를 중심으로 방사선의 세기와 분사량, 면적, 방사선 제외 부위 등을 정교하게 그래픽으로 설정하는 작업이다. 모든 컴퓨터는 토모테라피 기기와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시스템을 이룬다. 최신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소화해낼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사선치료 기계들로 구현할 수 있는 기본 치료는 물론이고 과거 실현이 불가능했던 치료(다발성, 방사선수술 등)도 가능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유일한 암재단법인인 마텔암재단 설립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한교수는 대구파티마 병원, 제주도한라의원과 함께 자신이 소장으로 있는 성모자애병원 호모테라피센터를 협력병원으로 등록, 마텔암 재단의 진료비지원사업과 호스피스 교육사업에도 지원·협력해나가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는 한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 각 1대씩 그리고 미국과 유럽 전역, 캐나다에도 불과 몇대밖에 설치되지 않은 최신 치료기종이다. 방사선 치료는 효과도 중요하지만 방사선에 의한 주변 조직의 손상을 극소화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토모테라피는 이상적인 맞춤형 방사선치료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 치료 전 계획(planning)=토모테라피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CT나 MRI로 3차원 영상들을 얻어야 한다. 그런 다음 특별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치료하고자 하는 병소의 종양과 주위의 정상 장기의 형태를 정밀하게 그려낸다. 의사는 선택된 종양 부위에 조사해야 할 방사선의 양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주위 정상 조직들에 허용할 방사선 피폭량을 함께 결정하게 된다. 그러면 토모시스템의 컴퓨터는 의사가 처방해놓은 수치에 최대한 근접하도록 방사선의 형태와 위치 그리고 강도를 계산해낸다. 2. 환자위치잡기(positioning)=매번 치료 때마다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없애기 위해 치료가 시작되기 직전에 토모기계에 내장된 megavoltage의 CT로 얻은 이미지와 planning CT의 이미지를 융합시켜 정확한 표적의 위치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단계다. 3. 방사선조사=방사선 발생장치가 360도 회전하면서 방사선의 세기와 모양, 크기가 연속적으로 컴퓨터에 의해 조절되며 동시에 환자의 고정용 침대가 천천히 이동하기 때문에 나선형의 방사선 조사가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CT영상과 마찬가지로 잘라진 단면, 즉 각각의 슬라이스형의 공간에 방사선이 회전하면서 조사되기 때문에 가능한 주위 정상조직들이나 장기에는 피해가 가지 않고 암이 있는 부위에만 집중된다. 〈글 김영남기자 jacksim@kyunghyang.com〉 〈사진 박재찬기자 jcphotos@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