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양순이의 글을 읽고 어찌나 좋던지 한참을 가만히 앉아 지나 온 여러 시간을 생각해 봤어.

중학교 어린 시절의 철없던 양순이와 그보다 쪼매 더 철이 없었던 나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그 긴 세월을

돌아 거짓처럼 어른이 되어 만나 서로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던 그 시간들.

목소리만 들어도 푸근하고 편안해지는 양순이의 모습을 보고 우리 참 좋았지.

어린 시절의 기억과는 조금 달라진 친구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마음에 새긴 양순이의 마음이 읽혀져 비시

시 웃음이 나왔어.

모두가 비슷했을 거야.

올해, 참 신기한 해였어.

지나 온 시간은 다 그렇겠지만 그래도 한바탕 꿈이라고만 하기에는 우리들이 올해 겪은 일은 좀 컸지?

행사가 끝나고 쉴 틈없이 이어진 일들에 싸여 아직도 풀지 못한 숙제에 머리가 무겁지만,

그건 그거고.

그래도 좋은 것은 좋은 거야.



설레이던 둔내에서의 모임

아이들 처음 본 건데 어찌나 반갑고 예쁘던지.......

영희가 그렇게 조신한 아낙일 줄이야.....

경쾌한 인순이 모습, 정숙이의 겸손하고 따뜻한 모습 아주 인상적이었어.



이어진 대전 모임

참 대전 팀들 대 ~ 단했어.

대전 팀 덕분에 우리가 얼마나 결속됐니?

그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구석구석 준비해 준 대전 팀들 참 고마워.



이어진 모임, 모임, 모임......

버벅대고 근심하고 오리무중으로 헤매고.........  

그 틈을 따스한 물처럼 알게 모르게 데워주던 혜숙이.

그리고 우리는 만나면 무조건 반가워졌고, 그 다음부터는 그냥 흘러갔지.

그랬겠지.


옆의 학교와의 연대감도 나에겐 인상적이었어.

서로 말을 나누진 않았지만 서로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서로 잘하기를 빌었지.

먼저 걔네가 잘 끝났을 때 우리도 모두 뿌듯해했지.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던 두 학교의 친구들이 나누던 편지도 보기에 좋았고.



한참을 갈피 잡을 수 없는 일들에 휩싸여 친구들에게 소식도 전하지 못하고 그랬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언제 우리네 살이에 늘 평안함만이 있었니?
어쨋거나 봄날은 가고 가을도 가고 겨울도 신나게 흘러가고 있구나.
질풍노도의 시기가 왜 10대만이겠어?  
어려움의 질이나 해결의 방법에 있어 우리의 시기가 실질적으로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닐까...
하긴 어느 시기가 질풍노도가 아니겠냐만.


올해
너희들을 만나서 참 좋았다.
고맙다. 잘 살아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