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이 감동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니?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제 저녁에 온 문자도 못 받았더구나.
이제야 학교 갔다와서 정신차려 컴앞에 앉았다.
많이 기다렸지?
콱 잠긴 목으로 학교에 갔는데 계속해서 오는 문자로 행복한 비명.
전부 다 우리 편끼리 헤대는 찬사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기분이 부~웅 떠 있었단다.
끝났다는, 그것도 아주 자~알 끝났다는 안도감.

어제 아침에 합창 연습하면서 1억이 넘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정말로 내 돈도 아닌데 왜 그렇게 감격스러운지....
너희들의 성원이 옆에서 느껴지는 것 같아 가슴 뻐근했단다.
" 챔피언(8)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8)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입니다(8)"

일단 1부 행사를 준비한 김은혜 팀장.
태진아 오빠 의상 비슷한 빤짝이 투피스로 좌중을 압도.
사회를 보기엔 목소리가 너무 약하지 않나 싶었는데
은사님들께 아부(?)할 때 제대로 뽑았구나 안도.
사람이 저렇게 과묵하게 자기 할일만 할 수도 있구나 하고
신비한 느낌마저 들었던 경래.
정말 묵묵히 모든 궂은 일 도맡아서 척척.
보기만 해도 듬직한, 신뢰가 가는 친구 정금이.
역시 대통령상 받는 그 낭군에 그 처자.
맨발로 울산바위 넘나들던 우리의 문제작가 정원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투구꽃"이란 헌시로 우리의 가슴을 알싸~하게.
천방지축 인일 홈피를 주름잡는 연옥이.
하는 일도 많고, 기웃거리는 일도 많고, 없어서는 안될 약방의 감초.
행사 전부터 모든 계획 세워주며 일일이 코치해주던 인옥이.
뭐든 필요한 건 말만하면 뚝딱 갖다주던 요술방망이 인옥이.
너무나 많은 곳에 인옥이의 손길이 닿아있다는 것 너희들 알고 있니?
영희 언니의 1부 동영상 자료는 우리를 게슴츠레 그 때 그 시절로.
그래 그랬었지 하면서 다들 아련~한 과거로의 여행.

선생님들 인사는 30년 전 그 폼 그대로(건들거리면서?) 들어서시면서
허회숙 선생님의 말씀을 댕강 잘라드신 이 형 선생님 등장이 압권.
김정식 선생님은 당일날 혜영이가 선생님댁으로 답사까지 갔다왔는데
갑자기 건강이 악화되신 관계로 불참.
임순구 선생님은 전날 저녁 섬(대청도)에서 나오시려다가 풍랑으로 배가 못 떠
당일날까지 발만 동동 구르시다가 결국 안타깝게 불참.
이효건 선생님은 꼭 참석해야 하는 중요한 회의가 있으시다며.....
선생님들의 건강하신, 거의 우리랑 동년배로 보이는 젊음이 우리를 경악케....

2부는 귀여운 혜숙이가 violinist와 함께.
수준높은, 우리의 감성을 꿰뚫어 보는 혜숙이의 부드러운 연주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며 식사.
배고팠쥐?  미안.

3부는 전부 감동의 도가니.
이미 감동할 모든 준비를 갖추고 쳐다보는 우리들에겐 모든 것 하나하나가 감동의 도가니.
난 평생 한번도 걸쳐보지 못한 기~인 드레스를 뻗쳐(?) 입고 화려하게 등장한 춘선이.
좌중을 압도하는 말빨로 빈 구석구석을 가득 채우는 재치와 끼.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 받은 감독보다 더 감독스러운 우리의 스타 옥규!
오프닝 무대의 패티 탁!
여러분께서 보신 게 평상시 실력의 딱 10분의 1이라고 보면 정답.
마이크 때문에 옥규 가슴이 벌렁벌렁.
연옥이 얼굴 위로 계속 올라가는 영상 때문에 할 수 없이 자리를 조명 쪽으로 인도, 휴~
내 걱정을 비웃듯이 훌륭한 의상, 박진감 넘치는 무대로 좌중을 압도한 난타.
오랜 연습시간으로 성공이 보장되던 핸드벨(게다가 그리 청순한 의상까지).
끼의 겅숙이와 안나가 데불고 바람과 함께 나타난 효리를 방불케 하는 백댄서들(너무 과했나?).
잡지의 표지 모델로 나와도 전혀 손색이 없을 볼륨감있는 섹쉬한 밸리댄서들.
(난 E컵을 확인했다네.ㅋㅋㅋ)
봄날 언니들이 영화보는 것 같았다던 우리 모~두의 합창(우피 골든버그라나 뭐라나).
외모 순으로 뽑은게 거의 확실시되는 우리의 낭군님들.
그 외모에, 그 노래에. 그 심성까지...
내 이미 단언했지만 대대손손 사랑받으면서 행복하게 살 것이 거의 확실시 됨.
그리고 봄날 언니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까?
이제부터 이 종년들을 마음껏 부리시옵소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에필로그, 경숙이의 "My way"
그리곤 행사의 마무리, 감동의 촛불행진.

4부 준비하는 용섭일 보면서 그 연약한 아이가 마치 엄마같더라.
그저 묵묵히 저녁 챙기고, 아침 챙기고, 폼나는 한정식 점심까지.
밤 2시가 넘어서 아무 말 않고 그 식당 다 치우고, 음식 모아놓고, 쓰레기 정리하는 용섭이 보면서
그냥 우리 엄마 같다는 생각만.
그냥 기대서 어리광이 부리고 싶어지더라고.

호텔에서의 행사도 가슴 벅찼지만
정작 더 나를 뿌듯하게 했던건
그 야밤에 구름처럼 모인 인력개발원의 친구들.
안내장에 1박 2일을 빼먹은 관계로 내심 많이 불안했었는데
동나는100인분의 식사를 보면서 경악!
참석한 거의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 옆의 여행지로 갔더라고.
다음 날 아침, 많은 친구들이 맡은 바 일 때문에 빠져나가고
인일여고를 찾아 분수대에서, 도서관에서, 원형 강의실에서, 옛궁터에서
함께 과거를 여행한 친구가 정확히 68명.

내 무엇을 더 바라겠니?
얘들아, 저~엉말 사랑한다.
며칠 내로 회계가 경과보고 할 것이고
우린 어떻게 해야 우리가 모은 이 기적을 보다 값있게 이어갈 수 있을지 의논해야겠다.
너무나 두서없이 써서 내가 봐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혹시 빼먹은 것 있으면 다음에 다시 보고할께.

얘들아.
어렵게 다시 잡은 이 손 다신 놓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