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기념 행사를 1, 2, 3, 4부로 나누어서
각 부마다 책임자를 정해서 일을 추진해 나가기로 하고
나에게 4부 행사인 뒤풀이겸 추억여행을 맡아서 계획하고 진행해 달라는 부탁을 했을 때
내가 생각하는 행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행복해 하며 참석하는 것>이었어.

너무도 오랫동안 헤어져 살았던 친구들이라
살아온 삶의 모양도 다르고
생각도, 현재 처해있는 여건도 다 다른데
어떻게 해야 모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칼 수 있을까...

공통분모 혹은 최대공약수를 찾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아무런 선입견을 갖지 않고 진지하게 청취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행사를 맡자마자 이 게시판에다 <어디로 가면 좋을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지.
아직 아무것도 그리지 않은 백지를 여러 사람들 앞에 내어 놓고
<밑그림>부터 같이 그려간 거야.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들어왔어.
나는 되도록 성실하게 그 모든 의견들을 취합하려 노력했고
우리 친구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추억여행>을 선물해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한겹 한겹 밑그림 위에 색칠을 해 나가기 시작했어.

특히 내가 염두에 두고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를 했던 것은
이 행사를 위해서 멀리에서 불원천리 달려 온 친구와
지난 30년 동안 자기를 잊고
오직 직장과 가정에서 헌신하는 것만을 제일로 알고 살아온 친구에게
유년의 기억 속에서 재회한 많은 친구들과 함께
미래의 자화상을 다시 그려볼 수 있는 <화려한 외출>이 되도록 해 주는 것이었어.
우린 지금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으니까.....

덕분에 지난 여름은 아주 분주하지만 행복하게 지나갔어.
우리가 같이 가면 좋을만한 여행지를 찾아
여럿이 모여 앉아 <말과 생각>으로 팔도강산을 다 누비고 다녔으니까 말야.
물론 그 중에서 가장 타당하다 싶은 곳은 직접 답사도 했고....
그 과정에서 친구들이 모두 친구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앞으로 남은 우리의 생애는 친구들과 함께 동행해야 행복하다는 것도 알았어.
친구는 우리를 빛나게 해 주고 든든하게 해 주는 존재라는 사실도 절실히 깨달았지.
우리는 30주년 행사를 시작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후반기 인생사를 쓰기 시작하는거야.


각설하고....
이번 4부 행사는 <진정한 추억여행>으로 준비를 했어.

<인천 공무원 연수원>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한 박덕순 동기에게 자문을 구하니까
연수원보다는 <가천 인력개발원>이 모든 면에서 훨씬 좋을거라며 추천을 해 주었어.
실제로 답사를 해 보니 우리 여건에 매우 만족하게 충족을 해 주었고...

마침 행사장 바로 옆이라 걸어서 이동을 해도 되는 그 곳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못다한 이야기도 나누고 회포도 풀며 밤을 보낼거야.
물론 마음껏 끼를 발산할 기회도 있고 ....

다음날엔 거기서 아침을 먹고
앞으론 영영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추억의 건물, 추억이 서린 장소를 찾아 갈거야.

인일여고의 상징이었던 우리의 원형교사가 곧 헐리게 될거라는데
그 건물이 헐리기 전에 모교를 찾아가서
원형교사를 배경으로 옛날 사진에 나오는 그 포즈로 사진도 찍고
우리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모든 추억들을 친구들과 재연해 볼거야.
제고 담장과 맞닿아 있던 통일동산도 여전한지 올라가 보고....ㅎㅎㅎ

또, 자유공원에도 갈거야.
우리의 학창시절 사진에 늘 동행했던 맥아더 동상도 다시 보고
공원에서 내다 보였던 바다는 어떤 모습인지 확인하면서
거기서도 각자의 가슴 속에 숨겨 놓았던 추억줍기를 할거야.
물론 단체로 기념사진도 찍고...

그리고는, 아주 근사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끝으로
공식적인 홈커밍의 4부 행사, <진정한 추억여행>을 마칠거야.

그 동안 이 행사의 가닥을 잡기 위해 헌신적으로 수고를 해 준
사랑스런 4부 팀원 ( 서선경, 심용섭, 유승숙 )들은 물론
처음부터 쭈~욱 지켜보며 같이 노심초사해 온 김은경 준비위원장과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격려하고 동참해 준 친구들이  없었으면
이런 계획을 내 놓을 수 없었을거야.
모두들 정말 고마워~~
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끝까지 정성을 다해 노력할께.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야.
모처럼 친구들과 함께 떠나는 수학여행을 기대했던 친구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는 없지.
언제든지 날만 잡으면 떠날 수 있도록
우리들의 여행경비를 예산항목으로 책정해 놓을거야.
그 일은 다시 <여행팀>을 구성해서 새로 기획을 하고 진행을 하게 되겠지.

이제 4부 행사 계획까지 다 나왔으니
앞으로 남은 일은 되도록 많은 친구들이
<30주년 행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야.

아직 한번도 모임에 나오지 않은 친구들이 쓱스러워 하지 않도록
각자 주변에 있는 친구들을 독려해서 이번에 꼭 만날 수 있도록 해 보자.

우리 막강 12회의 홈커밍 행사는
역대 어느 기수들보다 많은 인원이 모일 수 있기를....
어느 행사보다 더 감동적이고 흥겹고 재미있기를....
이 모든 것을 간절히 바라며 열심히 뛰고 있는 사람들 모두 건강하기를 .....

우리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뛰자 !  홧팅 ~~  (x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