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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97년에 써서 대전일보에 발표를 했던 작품이야.
<나 홀로 카페>에서
김 희 재
한 동네 살다가 이사를 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파트 평수를 줄여 가는 바람에 자기가 미국에서 사 온 등나무로 된 예쁜 탁자와 의자 두 개를 놓을 곳이 없을 것 같아 먼저 살던 아파트 지하실에 두고 왔으니 혹시 필요하거든 가져다 쓰라는 것이다.
마침 앞 베란다가 허전해서 뭐라도 들여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그것을 가지러 아들을 앞세우고 갔다. 미국에서 예까지 가져 온 것이니 무언가 조금은 남다른 데가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아파트 지하실에서 먼지를 뽀얗게 둘러쓰고 있는 그것은 예쁜 탁자라기보다는 만지기조차 겁나는 흉물스러운 쓰레기라고 해야 옳았다. 갸름한 모양의 탁자 위에 얹혀 있는 유리는 이미 투명하지 않은 지가 오래 되었고, 얼기설기 엮인 등나무는 틈새에 먼지랑 음식 찌꺼기 같은 것이 빼곡이 들어 차 있어 손을 대기가 겁이 날 지경이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헝겊으로 되어 있는 의자의 방석은 원래 색이 무언지조차도 모르게 온통 곰팡이가 새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쓰레기장에 내다 놓아도 일등 쓰레기가 되었을 이런 것을 가져다 날더러 어디다 쓰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슬그머니 화가 나려 했다.
“엄마, 이거 우리 집에 가지고 가실 거예요?”
탁자를 가지러 가자는 말에 마지못해 따라 나섰던 아들도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쓰레기나 다름없는 탁자를 보더니 무척 근심스런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이거 가지고 가야 버리기만 귀찮을 거 같은데요?”
아들은 계속해서 내게 그냥 가기를 노골적으로 종용한다.
“글쎄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잘 살펴보기나 하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
제발 그냥 갔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시선을 뒤통수가 따갑게 느끼면서도 나는 먼지구덕이 탁자를 요모조모 뜯어보았다. 갸름하고 자그마한 탁자와 두 개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의자는 결코 싸구려가 아닌 제법 멋을 부려 만든 물건 같았다. 다만 주인이 이것을 제대로 쓰지 않고 아무 데나 방치한 바람에 한 번 제 구실도 못해 본 채 이 꼴이 되었을 뿐.....
아무튼 이왕 내게 준다는 물건이니 집에 가져다 놓고 쓰임새를 생각해 보자고 마음먹고 아들과 함께 그것을 낑낑거리며 맞잡아 들고 왔다. 불과 아파트 서너 동을 지나오는 동안에 두 손은 물론이고 온 몸이 다 시커먼 먼지로 뒤범벅이 되었다. 아들은 노골적으로 입을 쑥 내밀며 싫은 내색을 했고 나도 몇 번이나 그것을 아무 데나 팽개치고픈 것을 꾹 참았다.
얼결에 지하실에서 꺼내오긴 했지만 도저히 그대로는 집안으로 들일 엄두가 나지 않아서 밖에서 일차로 먼지를 닦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물걸레로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닦느라 한참을 북새를 떤 후에 이것을 안에다 들여놓고는 서둘러 소파 천갈이 하는 집에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렀다. 의자 방석을 예쁜 꽃무늬가 있는 새 천으로 갈아 씌우고, 면봉을 사용해서 나무 사이 구석구석에 끼인 미세한 먼지까지 말끔히 닦아내고는 시장에서 래커를 사다가 두어 번 뿌려 주었더니 등나무 특유의 색깔이 되살아나면서 반들반들하게 윤이 났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 탐을 낼만큼 단아하고 세련된 탁자가 되어 자태를 한껏 뽐내는 것이 내 맘에 꼭 들었다.
이것을 앞 베란다의 여러 화분들 사이에다 놓으니 예상했던 것 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다. 거기에 앉으면 창밖에 모든 풍물이 유리창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 와 삭막했던 아파트 베란다가 마치 파리의 거리 카페 같은 분위기로 바뀌어 버리니 말이다.
이렇게 해서 앞 베란다의 이름이 ‘나 홀로 카페’가 되었다. 물론 카페의 주요 고객은 나다. 아침에 식구들을 모두 내보내고 나서 향내 나는 커피를 한잔 만들어 가지고 나와 창 밖을 내다보며 호젓이 앉아 있으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스무 살 무렵의 감수성을 되찾기도 하고, 나이를 앞질러서 인생을 관조하는 철학자가 되기도 한다. 거기에서 나는 이파리도 없이 앙상하게 서 있던 목련 가지 끝에 새하얀 꽃잎이 달리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오래간만에 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기도 하고,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에 혼자서 빈 하늘을 지키고 있는 조각달을 만나 은밀히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자칫 그대로 폐기처분이 되고 말았을 뻔했던 탁자는 나를 만남으로 인해 비로소 자기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았고, 같이 만들어져 세상으로 퍼져 나간 어느 탁자보다도 훨씬 살뜰한 주인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 손에 와서야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은 탁자를 애지중지 하며 어루만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남이란 게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일인가!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귀하게 쓰이기도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이 방치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것은 비단 물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님이 분명한 일이니 말이다.
<나 홀로 카페>에서
김 희 재
한 동네 살다가 이사를 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파트 평수를 줄여 가는 바람에 자기가 미국에서 사 온 등나무로 된 예쁜 탁자와 의자 두 개를 놓을 곳이 없을 것 같아 먼저 살던 아파트 지하실에 두고 왔으니 혹시 필요하거든 가져다 쓰라는 것이다.
마침 앞 베란다가 허전해서 뭐라도 들여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터라 별 생각 없이 그것을 가지러 아들을 앞세우고 갔다. 미국에서 예까지 가져 온 것이니 무언가 조금은 남다른 데가 있을 거란 막연한 기대와 함께..... 그런데 기대와는 달리 아파트 지하실에서 먼지를 뽀얗게 둘러쓰고 있는 그것은 예쁜 탁자라기보다는 만지기조차 겁나는 흉물스러운 쓰레기라고 해야 옳았다. 갸름한 모양의 탁자 위에 얹혀 있는 유리는 이미 투명하지 않은 지가 오래 되었고, 얼기설기 엮인 등나무는 틈새에 먼지랑 음식 찌꺼기 같은 것이 빼곡이 들어 차 있어 손을 대기가 겁이 날 지경이었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헝겊으로 되어 있는 의자의 방석은 원래 색이 무언지조차도 모르게 온통 곰팡이가 새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쓰레기장에 내다 놓아도 일등 쓰레기가 되었을 이런 것을 가져다 날더러 어디다 쓰라는 것인가 하는 생각에 슬그머니 화가 나려 했다.
“엄마, 이거 우리 집에 가지고 가실 거예요?”
탁자를 가지러 가자는 말에 마지못해 따라 나섰던 아들도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쓰레기나 다름없는 탁자를 보더니 무척 근심스런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이거 가지고 가야 버리기만 귀찮을 거 같은데요?”
아들은 계속해서 내게 그냥 가기를 노골적으로 종용한다.
“글쎄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잘 살펴보기나 하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
제발 그냥 갔으면 좋겠다는 아들의 시선을 뒤통수가 따갑게 느끼면서도 나는 먼지구덕이 탁자를 요모조모 뜯어보았다. 갸름하고 자그마한 탁자와 두 개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의자는 결코 싸구려가 아닌 제법 멋을 부려 만든 물건 같았다. 다만 주인이 이것을 제대로 쓰지 않고 아무 데나 방치한 바람에 한 번 제 구실도 못해 본 채 이 꼴이 되었을 뿐.....
아무튼 이왕 내게 준다는 물건이니 집에 가져다 놓고 쓰임새를 생각해 보자고 마음먹고 아들과 함께 그것을 낑낑거리며 맞잡아 들고 왔다. 불과 아파트 서너 동을 지나오는 동안에 두 손은 물론이고 온 몸이 다 시커먼 먼지로 뒤범벅이 되었다. 아들은 노골적으로 입을 쑥 내밀며 싫은 내색을 했고 나도 몇 번이나 그것을 아무 데나 팽개치고픈 것을 꾹 참았다.
얼결에 지하실에서 꺼내오긴 했지만 도저히 그대로는 집안으로 들일 엄두가 나지 않아서 밖에서 일차로 먼지를 닦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물걸레로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닦느라 한참을 북새를 떤 후에 이것을 안에다 들여놓고는 서둘러 소파 천갈이 하는 집에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렀다. 의자 방석을 예쁜 꽃무늬가 있는 새 천으로 갈아 씌우고, 면봉을 사용해서 나무 사이 구석구석에 끼인 미세한 먼지까지 말끔히 닦아내고는 시장에서 래커를 사다가 두어 번 뿌려 주었더니 등나무 특유의 색깔이 되살아나면서 반들반들하게 윤이 났다. 이제는 누가 보아도 탐을 낼만큼 단아하고 세련된 탁자가 되어 자태를 한껏 뽐내는 것이 내 맘에 꼭 들었다.
이것을 앞 베란다의 여러 화분들 사이에다 놓으니 예상했던 것 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다. 거기에 앉으면 창밖에 모든 풍물이 유리창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 와 삭막했던 아파트 베란다가 마치 파리의 거리 카페 같은 분위기로 바뀌어 버리니 말이다.
이렇게 해서 앞 베란다의 이름이 ‘나 홀로 카페’가 되었다. 물론 카페의 주요 고객은 나다. 아침에 식구들을 모두 내보내고 나서 향내 나는 커피를 한잔 만들어 가지고 나와 창 밖을 내다보며 호젓이 앉아 있으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서 스무 살 무렵의 감수성을 되찾기도 하고, 나이를 앞질러서 인생을 관조하는 철학자가 되기도 한다. 거기에서 나는 이파리도 없이 앙상하게 서 있던 목련 가지 끝에 새하얀 꽃잎이 달리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오래간만에 봄이 오고 있음을 느끼기도 하고, 모두가 잠이 든 깊은 밤에 혼자서 빈 하늘을 지키고 있는 조각달을 만나 은밀히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자칫 그대로 폐기처분이 되고 말았을 뻔했던 탁자는 나를 만남으로 인해 비로소 자기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았고, 같이 만들어져 세상으로 퍼져 나간 어느 탁자보다도 훨씬 살뜰한 주인 사랑을 많이 받으면서 그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 손에 와서야 비로소 제 모습을 찾은 탁자를 애지중지 하며 어루만지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남이란 게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일인가!
누구를 만나는가에 따라 귀하게 쓰이기도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이 방치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것은 비단 물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님이 분명한 일이니 말이다.
2005.03.20 07:46:06 (*.251.228.43)
information의 전화안내에 따라 holidayinn hotel sanfrancisco에 가는 밤 길은 바짝 긴장이
되었어요.
왜냐 하면 coach를 탈 때 아랫길엣 걸 타지말고 윗길엣 걸 타라, 위험할 수 있다는 안내를 되풀이 들은 터이기 때문이죠.
이윽고 그 차를 타고 보니 다른 사람이 세 명 이미 타고 있었고, 은근한 경계심이 들더군요.
저 덩치 큰 사람들이 나를 위협한다면?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
긴장 속에 칠흙같은 밤안개 속을 가다가 한 두명이 내릴 때 비로소 안심이 되더군요.
마지막 남은 사람이 언덕길 술집 앞에서 유쾌하게 자신을 artist라고 소개하며, "저기가 내가
나가는 곳입니다." 하며 내릴 때 저의 긴장은 다 풀어지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별 할 일이 없기에 로비에 나가서 사람 구경을 하고 있는데 큰 커피포트에서
커피를 따라 먹더군요. 저도 마시면서 front의 여자를 보게 되었는데 나이는 40대 전후인 것 같고 중국계인 것 같고, 평범하고 편한 옷차림의 그 여자는 정말 편하고 능숙하게 손님들을 처리하고 있었지요.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띄고.
제가 마신 것이 아마 american coffee였던 것 같은데 그 맛이 숭늉같이 구수해서 한 잔을 더 마시고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에 방문 열쇠를 잃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방문고리에는 "열쇠를 잃어버리면 안전에 문제가 있습니다."하고 씌어 있었는데.
그리고 그 문 열쇠뭉치는 재래식이라 통채로 바꿔야 할텐데..
그 front의 여자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아무 문제 없으니 괜찮다고 오히려 환하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편한 표정의 그 여자는 제 기억 속에 남아, 이럴 땐 이렇게 해야지하는 하는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KBS의 기자이신 이광출님께서 쓰신 "강요된 통만두"에는 특히 서비스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가 소상히 적혀 있는데 제가 그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바로 떠 올린 사람은 그 front의 여자였습니다.
되었어요.
왜냐 하면 coach를 탈 때 아랫길엣 걸 타지말고 윗길엣 걸 타라, 위험할 수 있다는 안내를 되풀이 들은 터이기 때문이죠.
이윽고 그 차를 타고 보니 다른 사람이 세 명 이미 타고 있었고, 은근한 경계심이 들더군요.
저 덩치 큰 사람들이 나를 위협한다면?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
긴장 속에 칠흙같은 밤안개 속을 가다가 한 두명이 내릴 때 비로소 안심이 되더군요.
마지막 남은 사람이 언덕길 술집 앞에서 유쾌하게 자신을 artist라고 소개하며, "저기가 내가
나가는 곳입니다." 하며 내릴 때 저의 긴장은 다 풀어지더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별 할 일이 없기에 로비에 나가서 사람 구경을 하고 있는데 큰 커피포트에서
커피를 따라 먹더군요. 저도 마시면서 front의 여자를 보게 되었는데 나이는 40대 전후인 것 같고 중국계인 것 같고, 평범하고 편한 옷차림의 그 여자는 정말 편하고 능숙하게 손님들을 처리하고 있었지요.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띄고.
제가 마신 것이 아마 american coffee였던 것 같은데 그 맛이 숭늉같이 구수해서 한 잔을 더 마시고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에 방문 열쇠를 잃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방문고리에는 "열쇠를 잃어버리면 안전에 문제가 있습니다."하고 씌어 있었는데.
그리고 그 문 열쇠뭉치는 재래식이라 통채로 바꿔야 할텐데..
그 front의 여자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아무 문제 없으니 괜찮다고 오히려 환하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편한 표정의 그 여자는 제 기억 속에 남아, 이럴 땐 이렇게 해야지하는 하는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KBS의 기자이신 이광출님께서 쓰신 "강요된 통만두"에는 특히 서비스업을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가 소상히 적혀 있는데 제가 그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바로 떠 올린 사람은 그 front의 여자였습니다.
2005.03.20 16:34:34 (*.234.141.125)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인지 갈수록 편안한 사람을 찾게 되요.
아무리 좋았던 사람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 피하고 싶고
푸근하고 편해서 무슨 말이든지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쾌함이 있어요.
어렸을 적에 만났던 사람을 철이 들고 난 후에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내적으로 많이 성숙해 있는 것을 보면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참으로 기쁘고 흐믓해요.
대화 중에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니 말예요.
나이값을 한다는 것이 바로
어느상황에서든, 누구에게나 위로가 될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어간다는게 아닌가 싶네요.
우리 인일집에서 만나는 모든 친구들이 다 편안한 사람들이고요, 제게는...
아무리 좋았던 사람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면 피하고 싶고
푸근하고 편해서 무슨 말이든지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쾌함이 있어요.
어렸을 적에 만났던 사람을 철이 들고 난 후에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람이 내적으로 많이 성숙해 있는 것을 보면
무어라 말할 수 없이 참으로 기쁘고 흐믓해요.
대화 중에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느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아도 되니 말예요.
나이값을 한다는 것이 바로
어느상황에서든, 누구에게나 위로가 될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어간다는게 아닌가 싶네요.
우리 인일집에서 만나는 모든 친구들이 다 편안한 사람들이고요, 제게는...
2005.03.20 21:37:02 (*.196.250.159)
춘선 후배!
남들 같으면 방치하고 쓸모 없는 물건이라 지나칠 것도
이렇게 임자를 만나니,
귀한 물건이 됐네.
주인 잘 만나서...
형제끼리도 마음이 안맞아
피하고 싶고 불편한 경우도 있네만...
어느 상황에서도 "만남"은
항상 상대적이거든.
'만남' 화두는
그대로 하여금 빛이 나게 하네
그대!
참으로 귀한 사람이네.
멋지네!!! (:f)(:f)(:f)(:f)(:f)(:f)(:f)
남들 같으면 방치하고 쓸모 없는 물건이라 지나칠 것도
이렇게 임자를 만나니,
귀한 물건이 됐네.
주인 잘 만나서...
형제끼리도 마음이 안맞아
피하고 싶고 불편한 경우도 있네만...
어느 상황에서도 "만남"은
항상 상대적이거든.
'만남' 화두는
그대로 하여금 빛이 나게 하네
그대!
참으로 귀한 사람이네.
멋지네!!! (:f)(:f)(:f)(:f)(:f)(:f)(:f)
2005.03.20 22:06:04 (*.234.141.110)
선민언니.
제가 이렇게 인일집에서 언니를 만나게 된 것도
제 삶을 윤택하게 하는 아주 귀한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예기치 못한그 순간에,
그 사람을 만나
그런 대화를 통해
그런 생각을 한것이 곧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이렇게 인일집에서 언니를 만나게 된 것도
제 삶을 윤택하게 하는 아주 귀한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예기치 못한그 순간에,
그 사람을 만나
그런 대화를 통해
그런 생각을 한것이 곧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2005.03.21 20:55:12 (*.148.150.217)
너무나 반가운 이름 춘선!!!!
난 인일 출신도 아닌가 보다. 이제야 이 곳에 들어와 보니....
그저 사는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니 하루 이틀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반가운 네글 대하니 정말 아름다웠던 우리의 시간들이 생각난다. 보고 싶다....
난 인일 출신도 아닌가 보다. 이제야 이 곳에 들어와 보니....
그저 사는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니 하루 이틀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반가운 네글 대하니 정말 아름다웠던 우리의 시간들이 생각난다. 보고 싶다....
2005.03.21 21:33:07 (*.234.141.119)
인주야~~~
너무도 보고싶은 내친구!
잘 지내지?
나도 인일집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았어.
여기 들어와서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생활이 얼마나 생기있고 즐거워졌는지 몰라.
다 잊어버렸던 옛날얘기를 하면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꼭 사춘기 계집애들처럼 논다니까 글쎄.
의순이랑 다른 애들도 다 잘있지?
인주야,
너도 자주 들어와서 아무 말이든지 꼭 남기고 가도록 해.
그래야 너를 아는 친구들이 보고 반가워하지.
우리 조만간 인천에서 번개 모임 한대.
그때 너도 꼭 만나자. 나도 꼭 갈테니...
너무도 보고싶은 내친구!
잘 지내지?
나도 인일집에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았어.
여기 들어와서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생활이 얼마나 생기있고 즐거워졌는지 몰라.
다 잊어버렸던 옛날얘기를 하면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고...
꼭 사춘기 계집애들처럼 논다니까 글쎄.
의순이랑 다른 애들도 다 잘있지?
인주야,
너도 자주 들어와서 아무 말이든지 꼭 남기고 가도록 해.
그래야 너를 아는 친구들이 보고 반가워하지.
우리 조만간 인천에서 번개 모임 한대.
그때 너도 꼭 만나자. 나도 꼭 갈테니...
2005.03.22 18:06:07 (*.100.200.239)
난 가끔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들 중, 하얀 건물들이 운치있는 지중해의 베란다에서
비취빛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꿈을 꾸곤 해요.
꿈으로만 남을지... 현실로 다가올지... 미지수지만.
나도 춘선후배의 카페에 같이 앉아 숭늉 빛깔의 커피를 마시며
연두색으로 몽우리 지는 새싹들을 바라보고 싶어요.
현실적 감각이 둔해서 사는 것은 미미하지만
잠시 잠시 눈을 감고 지중해 연안의 하얀 집들, 푸른 바다, 해변의 낭만적인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책을 접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요즘 다시 한권을 들춰봅니다.
10여년 전에 친구로 부터 받은 '김약국의 딸들'을 아직도 애지중지 들고 있는데,
통영이 배경이 된 '김약국의 딸들'...
언젠가 가보았던 통영(예전의 충무를 지금은 통영이라 합니다)도
조금은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11기의 강명희나 춘선후배등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다시 책을 잡게 만들었네요.
후배의 느낌이 좋은 글들, 마음에 다가옵니다.
봄이 되니 다시 환상 속으로 빠져듭니다.
비취빛의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꿈을 꾸곤 해요.
꿈으로만 남을지... 현실로 다가올지... 미지수지만.
나도 춘선후배의 카페에 같이 앉아 숭늉 빛깔의 커피를 마시며
연두색으로 몽우리 지는 새싹들을 바라보고 싶어요.
현실적 감각이 둔해서 사는 것은 미미하지만
잠시 잠시 눈을 감고 지중해 연안의 하얀 집들, 푸른 바다, 해변의 낭만적인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책을 접하지 못하고 지내다가 요즘 다시 한권을 들춰봅니다.
10여년 전에 친구로 부터 받은 '김약국의 딸들'을 아직도 애지중지 들고 있는데,
통영이 배경이 된 '김약국의 딸들'...
언젠가 가보았던 통영(예전의 충무를 지금은 통영이라 합니다)도
조금은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11기의 강명희나 춘선후배등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나를 이렇게 다시 책을 잡게 만들었네요.
후배의 느낌이 좋은 글들, 마음에 다가옵니다.
봄이 되니 다시 환상 속으로 빠져듭니다.
2005.03.22 18:40:43 (*.222.191.78)
17년 전에 그 비췻빛 바다와 언덕을 지나 통영 읍내에 갔을 때 만난 사람들의 구수함이
그립군요.
어느 은행 통영지점 앞이 바로 바다였지요.
다 이웃이고 동네 사람인 곳....출장 가서 한 일은 기억이 안나는데 동행했던 상사분과
(지금 고등학교 동창 김부현 군이 옆에서 코러스 넣네요 "상사분과 니나노 간 건 기억난다구?"라며) 여러분이 어울려 성게알에 소주 먹던 건 기억이 나는군요. 재밌는 추억..
그립군요.
어느 은행 통영지점 앞이 바로 바다였지요.
다 이웃이고 동네 사람인 곳....출장 가서 한 일은 기억이 안나는데 동행했던 상사분과
(지금 고등학교 동창 김부현 군이 옆에서 코러스 넣네요 "상사분과 니나노 간 건 기억난다구?"라며) 여러분이 어울려 성게알에 소주 먹던 건 기억이 나는군요. 재밌는 추억..
2005.03.22 19:43:04 (*.223.101.175)
난 중학교 2학년 지리 책에 유럽 그어디인지
외국 남녀가 노천 가페에서 차마시는 모습을보고
15세 어린 나이에 나도 이담에 크면 이런곳에서
차 마셔야지 하면서 자랐어요
근데 막상 외국 여행을 나가니 Guider들이
한가하게 차마실 시간을 줍니까?
유람선 앞에서 난 안타고 노천까페에서 차 마실테니
다녀오라했다가 길잃는다고 구박만 실컷받고
결국은 룩셈부르크 갔을때 마이크 대고 내소원을 말해
노천까페에서 모두 차 마실시간을 30분을 줬는데
시상에 비가오는거예요 흑흑
결국은 오늘날까지 그소원을 못이뤘어요
후배의 <나홀로 까페에서>를 읽으니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소원을 이루도록 전념해야 겠네요
외국 남녀가 노천 가페에서 차마시는 모습을보고
15세 어린 나이에 나도 이담에 크면 이런곳에서
차 마셔야지 하면서 자랐어요
근데 막상 외국 여행을 나가니 Guider들이
한가하게 차마실 시간을 줍니까?
유람선 앞에서 난 안타고 노천까페에서 차 마실테니
다녀오라했다가 길잃는다고 구박만 실컷받고
결국은 룩셈부르크 갔을때 마이크 대고 내소원을 말해
노천까페에서 모두 차 마실시간을 30분을 줬는데
시상에 비가오는거예요 흑흑
결국은 오늘날까지 그소원을 못이뤘어요
후배의 <나홀로 까페에서>를 읽으니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그소원을 이루도록 전념해야 겠네요
2005.03.25 10:58:22 (*.82.74.83)
광희언니,
이제 조금 있으면 목련이 하얗게 눈을 뜰거예요.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빛나는 목련꽃봉오리를 바라보면서
이파리도 없이 앙상한 나뭇가지를 빛나게 하는 그 수줍은 몸짓이
별로 화장하지 않고도 사람을 설레게 하는 청순한 여인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저는 커피를 향으로 마시고 기분으로 넘기거든요.
언니랑 함께 대화하면서 마실 수 있다면 더욱 맛이날거 같네요 ^^*
순호언니~~
하나님은 그 마음에 소원을 두어서 역사하신다고 하잖아요.
언니 마음 속에 노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인생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소원을 두셨으니
조만간 그 소원이 이루어 지실거예요.
이왕이면 멋진 길벗과 함꼐 가세요.
혼자 앉아서 마시는 커피보다는 길동무와 함꼐 나누는 시간이 더 여유롭죠?
좋은 길동무와 동행하시기를기도해 드릴께요.
이제 조금 있으면 목련이 하얗게 눈을 뜰거예요.
가로등 불빛에 하얗게 빛나는 목련꽃봉오리를 바라보면서
이파리도 없이 앙상한 나뭇가지를 빛나게 하는 그 수줍은 몸짓이
별로 화장하지 않고도 사람을 설레게 하는 청순한 여인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저는 커피를 향으로 마시고 기분으로 넘기거든요.
언니랑 함께 대화하면서 마실 수 있다면 더욱 맛이날거 같네요 ^^*
순호언니~~
하나님은 그 마음에 소원을 두어서 역사하신다고 하잖아요.
언니 마음 속에 노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인생의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소원을 두셨으니
조만간 그 소원이 이루어 지실거예요.
이왕이면 멋진 길벗과 함꼐 가세요.
혼자 앉아서 마시는 커피보다는 길동무와 함꼐 나누는 시간이 더 여유롭죠?
좋은 길동무와 동행하시기를기도해 드릴께요.
2005.03.25 11:01:14 (*.82.74.83)
선민언니~~
제가 어제 대천에 갔다왔어요.
언니가 주선해 주신 덕분에 좋은 선배님들과 인사도 나누고요,
아주 맛있는 저녁을 낙조를 바라보며 먹었답니다.
내가 인일 동문이라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아주 곱게, 멋지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선배님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어야지 생각을 했답니다.
제가 어제 대천에 갔다왔어요.
언니가 주선해 주신 덕분에 좋은 선배님들과 인사도 나누고요,
아주 맛있는 저녁을 낙조를 바라보며 먹었답니다.
내가 인일 동문이라는 것이 이렇게 든든하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아주 곱게, 멋지게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 선배님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나이를 먹어야지 생각을 했답니다.
2005.03.25 14:16:26 (*.219.74.252)
춘선 후배야!
그리 만나 보았다니
나도 그곳에 잇었던 것 같이 반갑다.
그대는 생각이 깊고 신앙이 좋은 사람이라
아마 선배들도 반가웠겠다.
5월5일에 우리도 봄세.
그리 만나 보았다니
나도 그곳에 잇었던 것 같이 반갑다.
그대는 생각이 깊고 신앙이 좋은 사람이라
아마 선배들도 반가웠겠다.
5월5일에 우리도 봄세.
2005.04.28 08:20:21 (*.238.113.75)
바비인형,춘선후배.
오늘 아침 메일 들어왔나 "다음"에 들어갔는데 거기를 통해 인일홈피로 이동되서 이글 읽게 됬어.
(이제 부턴 반말할게, 괜찮지? 속곳계에서 친해졌으니까)
근데 정말 글 잘 쓰는구만.
만남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케 하는 성숙한 글이었어.
어떤 책에서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슬픈거라더라.
하지만 난 만남의 기쁨까지만 생각할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만나서 기쁨을 느낄 수있음 좋겠다는 생각으로 살게.
후배글 시간내서 다 읽어봐야겠어.
용문사 1000년 묵은 은행나무아래서 만날수 있는거지?
그때까지 더욱 예뻐지고 건강해.
오늘 아침 메일 들어왔나 "다음"에 들어갔는데 거기를 통해 인일홈피로 이동되서 이글 읽게 됬어.
(이제 부턴 반말할게, 괜찮지? 속곳계에서 친해졌으니까)
근데 정말 글 잘 쓰는구만.
만남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케 하는 성숙한 글이었어.
어떤 책에서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슬픈거라더라.
하지만 난 만남의 기쁨까지만 생각할래.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만나서 기쁨을 느낄 수있음 좋겠다는 생각으로 살게.
후배글 시간내서 다 읽어봐야겠어.
용문사 1000년 묵은 은행나무아래서 만날수 있는거지?
그때까지 더욱 예뻐지고 건강해.
2005.04.28 10:11:38 (*.82.74.147)
언니,
반말하시는거 당근이죠~~~
만남은 헤어짐을 낳고
헤어짐은 도 다른 만남을 잉태하는 거래요.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했고 저도 전적으로 동감이고요
용문산을 한번도 가 본적이 없어서 우찌 찾아갈지 모르지만
암튼 1000년 묵은 은행나무 아래서
은행나무 침대에 나오던 천년의 사랑도 꿈꿔보고
아직 젤 어리다는 이유로
언니들한테 응석도 부려보고 그럴거예요.
우린 지금 뜻하지 않은 커다란 보너스를 왕창 받은거예요.
그쵸?
우연힌 만남을 통해
이렇게 기쁘고 설레는 감정을 다시 회복하게 되었으니까요.
반말하시는거 당근이죠~~~
만남은 헤어짐을 낳고
헤어짐은 도 다른 만남을 잉태하는 거래요.
많은 사람들이 그 말을 했고 저도 전적으로 동감이고요
용문산을 한번도 가 본적이 없어서 우찌 찾아갈지 모르지만
암튼 1000년 묵은 은행나무 아래서
은행나무 침대에 나오던 천년의 사랑도 꿈꿔보고
아직 젤 어리다는 이유로
언니들한테 응석도 부려보고 그럴거예요.
우린 지금 뜻하지 않은 커다란 보너스를 왕창 받은거예요.
그쵸?
우연힌 만남을 통해
이렇게 기쁘고 설레는 감정을 다시 회복하게 되었으니까요.
누구나 살아오면서 한번쯤은
'내가 그 때 그 사람을 만남으로 인해 삶이 이렇게 바뀌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지?
우리 내 삶의 방향을 틀어 주었던 만남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자.
좋은 만남이든 슬픈 만남이든 안타까운 이별이든...
그것이 다 우리의 오늘이 있게한 거름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