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스케치 》 새해에는 옷을 벗어 버리자! 새해에는 우리, 옷을 벗어버리자. 거짓의 옷을 벗어버리고 탐욕의 옷을 벗어버리고 투쟁의 옷도 벗어버리자. 뒷말이 없는 세상 뒷돈이 없는 세상 뒤끝이 없는 세상 새해에는 우리 그런 맑은 세상에서 한번 살아보자. 새해에는 이왕이면 파벌(派閥)의 옷도 벗어버리자. 한평생 사는 동안에 어디 영원한 적군이 있던가? 어디 영원한 아군이 있던가? 좋든, 싫든, 중립이든 자신과 다른 생각도 엄연히 존재할 수 있는 것이거늘 네 생각도 바른 생각이라고 네 의견도 좋은 의견이라고 진실로, 진실로 함께 수용하고 포용할 줄 아는 그런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보자. 새해에는 우리, 알몸으로 웃어보자. 아집의 옷도, 불신의 옷도 모두 다 벗어버리고 마음 가뿐하게 웃으면서 살아보자. 하늘에는 별이 있듯이 땅에는 흙이 있듯이 우리네 마음 안에는 본디 그대로의 마음이 있을진대 사람이 제법 사람답게 세상이 제법 아름답게 아, 새해에는 우리 그렇게 한번 신명나게 살아보자! 글 : 도이 김재권 시인, 시문학 강사, 칼럼니스트 대한청소년신문「NIE TIMES」2005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