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글 수 1,261


창가에 마주 앉아 따뜻한 커피가 든 종이컵을 두 손으로 감싸고 밖을 바라본다.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리니 운치가 있다. 오랜만에 일없이 편안히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것 같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스타벅스 커피점 안엔 손님들이 테이블마다 가득히 앉아 이야기들을 소곤소곤 나누고 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집에 가서 게나 사다 쪄 먹어요.”
“너무 오랫동안 걷지 않았어. 이일 저일 핑게대고 말야. 산이 부르고 있잖아. 한번 가 보자구.”
1번도로를 타고 주택가를 지나 산길에 오르니 비가 그치고 환히 트인 하늘에 바다가 보인다. 멀리 길게 뻗은 Stinson 비치에 밀려드는 하얀 파도 줄무늬가 시원하니 아름답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Steep Ravine Trail을 따라 산을 오른다. 비를 맞은 나무와 풀들은 생기가 돌고 밝은 초록빛으로 빛나고 있다. 막 세수하고 나온 새색시 얼굴 마냥.
등산로와 나란히 흐르는 옆의 Webb Creek에 물이 불어 괄괄 웅장한 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가는 남편은 부러져 길을 막고 있는 잔가지를 치우기도 하고 길 위에 있는 바나나 슬러그가 밟힐까봐 집어 옮겨 놓아준다. 레드우드와 잡목들이 우거져 하늘을 덮고 있다. 멀리 건너편엔 나뭇잎이 반짝 반짝 은빛으로 빛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몸도 다리도 무겁다. 산 정상을 향해 허리를 구부리고 몸을 굽혀 한발 한발 내딛는다. 냇물을 가로지르는 나무로 만든 다리가 곳곳에 있어 보기도 좋고 편하다. 쓰러진 레드우드가 여기저기 길을 막고 있어 그 밑으로 몸을 구부려 앉듯 지나간다.
“낙타가 바늘귀를 지나가는듯 하군.”
바위사이로 냇물은 수없이 폭포를 만들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 가고 있다. 골진 곳마다 빗물이 흘러 내려서 냇물을 만든다. 폭포 옆에 젖은 나무 사다리가 가파르게 걸려 있다. 벌벌 떨며 두손 두발로 하나 하나 딛고 올라 간다. 산안개가 숲속에 자욱하니 신비롭고 아름답다.
“여보, 교회 건축문제로 교인들끼리 의견이 달라 불화가 생기는 것 아녜요?”
“아냐, 우리 교회는 그럴 일 없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말야, 우리 교회분들은 모두 하나님을 진정 사랑하고 하나님께 속한 하나님의 자녀이니까 그래. 또, 남을 나보다 더 낫게 여기고 남의 일을 내 일처럼 돌아보는 예수님의 마음을 지녔거든. 겸손한 마음을. 우리 교인들은 그런 분들 이잖아.
교회의 일치와 화목을 위해서, 크리스천인 우리가 이제 공통된 목적과 관심사가 있으면 더욱 하나가 되고 평화로울거야.
이번에 내 고향 만리포에 원유 유출 사고 난 것 알잖아. 많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자원봉사하여, 얼마나 멋져!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있는 사람 없는 사람 모두 하나가 되어 바닷가의 기름 때를 씻어내고 있잖아. 우리는 그런 사람들 이잖아. 사고는 안타깝지만 그 시간 한국은 하나가 된거야. 우리 교회도 그럴거야.”
"우리 인일여고 친구들이 태안 원북면으로 자원봉사 간대요. 추울텐데..."
"고마운 일이야. 배도 없고 양식장도 없이 맨손으로 굴 따고 고동이랑 조개 줍고, 파래, 김, 미역에 해삼, 전복, 게, 낙지 잡고 갯바위에서 낚시로 고기잡아 먹으며 가난하게 살던 촌사람들은 보상 받기도 힘들텐데... 인천에서 예쁜 분들이 오셔서 도와 주시니 얼마나 힘이 되고 고맙겠어."
뒤에서 한쌍의 젊은 남녀가 뒤따라 올라온다.
“이런 날씨에 우리 모두 산에 미친 사람들이군요.”
“해피 뉴 이어!”
웃으며 인사 한마디하고 앞서 올라간다.
사진 찍기도 어렵게 어둡던 산위가 훤하게 밝아온다. 거의 다 올라 왔나보다.
“오늘 등산하면서 깨달았어요. 높은 산에 오르려면 바늘귀 같은 좁은 곳은 낙타처럼 다리를 굽히고 고개숙여 지나가고, 몸을 굽혀 한발 한발 딛으며 걷는다. 겸손해야 된다는 것을요.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가 넓은 바다에 이르는 시냇물에게서도요.”
“맞아,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계신거야. 겸손하라고. 그러면 평안하다고…”
1월 6일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

2008.01.07 17:48:29 (*.37.156.76)
그래, 경숙아.
경숙이는 이미 황촌리를 다녀갔었네.
고마워, 잘 다녀올께.
빨간색이 아주 잘 어울려, 예쁘다.
클라리넷 선율이 오늘따라 가슴을 녹이네~(:S)
경숙이는 이미 황촌리를 다녀갔었네.
고마워, 잘 다녀올께.
빨간색이 아주 잘 어울려, 예쁘다.
클라리넷 선율이 오늘따라 가슴을 녹이네~(:S)
2008.01.07 20:18:11 (*.131.176.138)
경숙이가 소녀같이 웃고 있네.
내일 태안의 기적에 참석하고 싶은데
변명같지만 우리 집에서 인천까지는 거의 2시간 정도 걸리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없다.
태안에 가는 친구들아!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하다.
새해 좋은 일 많이 하고 복 많이 받아라.
내일 태안의 기적에 참석하고 싶은데
변명같지만 우리 집에서 인천까지는 거의 2시간 정도 걸리니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없다.
태안에 가는 친구들아! 함께 가지 못해 미안하다.
새해 좋은 일 많이 하고 복 많이 받아라.
2008.01.07 20:49:41 (*.172.108.5)
겅숙형수님과 인식이형, 안녕하세요?
미국생활이 이쪽보다 타이트하다고 들었는데...
매주 신앙생활 열심히하고 게다가 등산까지 다니시니 보기 좋네요.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니 행복 그 자체입니다.
인식이형이 생각보다 더 자상하신가봐요.
암튼 이국땅에서 몸아프면 서러운 감정이 들것같아요.
건강...틈틈이 그리고 부지런히 챙기세요.
두분 늘 몸 건강 하세요!

미국생활이 이쪽보다 타이트하다고 들었는데...
매주 신앙생활 열심히하고 게다가 등산까지 다니시니 보기 좋네요.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니 행복 그 자체입니다.
인식이형이 생각보다 더 자상하신가봐요.
암튼 이국땅에서 몸아프면 서러운 감정이 들것같아요.
건강...틈틈이 그리고 부지런히 챙기세요.
두분 늘 몸 건강 하세요!

2008.01.08 13:32:53 (*.91.148.82)
흥복이 오랜만이네.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만든것이 대단하고 보기가 좋구나.
김인식선배님 잘아는 모양이지?
김경숙님,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ㅋㅋㅋ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만든것이 대단하고 보기가 좋구나.
김인식선배님 잘아는 모양이지?
김경숙님,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ㅋㅋㅋ
2008.01.08 14:16:35 (*.92.69.176)
경숙아
둘이서 시간 나는데로 산으로 바다로 정다운 얘기 하면서
다니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네---
한 2주 남았지?
부지런히 살 빼서 19일날 만나자 !!!
이곳은 오늘 비가 온 뒤라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꽤 쌀쌀해.
김정환씨
요즘 우크렐라 연주는 잘 되시나요?
여럿이 소리내지 않고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는군요.
둘이서 시간 나는데로 산으로 바다로 정다운 얘기 하면서
다니는 부부의 모습이 보기 좋네---
한 2주 남았지?
부지런히 살 빼서 19일날 만나자 !!!
이곳은 오늘 비가 온 뒤라 기온이 많이 떨어져서 꽤 쌀쌀해.
김정환씨
요즘 우크렐라 연주는 잘 되시나요?
여럿이 소리내지 않고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웃음이 나는군요.
2008.01.08 16:23:40 (*.36.161.227)
광희야, 바닷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을 어찌하고 있니?
누가 광희 모습도 사진 찍어 보여줄까?
모래 속의 조개는 어찌 되었고, 바위에 붙은 고동은 어찌 되었나?
우리 친구들 찬 바람에 날리는 모래에 얼글은 괜찮나?
찬 바닷물에 담긴 여린 손은 괜찮나?
감기야, 물렀거라! 몸살아, 도망가라! 허리아픔도 사라져라!
봉사의 기쁨 가득 안고 돌아오는 친구들이 보고싶다.
강명아, 네 마음도 친구들과 함께 그 곳에 가 있잖아.
누가 광희 모습도 사진 찍어 보여줄까?
모래 속의 조개는 어찌 되었고, 바위에 붙은 고동은 어찌 되었나?
우리 친구들 찬 바람에 날리는 모래에 얼글은 괜찮나?
찬 바닷물에 담긴 여린 손은 괜찮나?
감기야, 물렀거라! 몸살아, 도망가라! 허리아픔도 사라져라!
봉사의 기쁨 가득 안고 돌아오는 친구들이 보고싶다.
강명아, 네 마음도 친구들과 함께 그 곳에 가 있잖아.
2008.01.08 16:31:24 (*.172.108.5)
정환아, 그동안 격조했다...그렇지?
정환이랑은 동창말고도 ROTC와 현대 입사동기(넌 한화로 U턴했지만...)란
별도의 인연도 있는데 말이야...
그리고...인식이형...너도 잘 아니?
나랑은 JC활동 같이 하셨어...
아니...내가 박인식 선배님 졸졸 쫓아다녔다는 표현이 맞겠지...
새해 福은 많이 받았니?
아무튼 몸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고 살자.
부모님한테 건강한 몸 받은것이 福인것같아...
움직이는 아바타 보기좋으냐?
명훈이 누나(안의원)가 젊은이들과 함께 꼭지점댄스 추는모습인데...
즐감하렴...
정환아,또 보자...(x1)

정환이랑은 동창말고도 ROTC와 현대 입사동기(넌 한화로 U턴했지만...)란
별도의 인연도 있는데 말이야...
그리고...인식이형...너도 잘 아니?
나랑은 JC활동 같이 하셨어...
아니...내가 박인식 선배님 졸졸 쫓아다녔다는 표현이 맞겠지...
새해 福은 많이 받았니?
아무튼 몸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고 살자.
부모님한테 건강한 몸 받은것이 福인것같아...
움직이는 아바타 보기좋으냐?
명훈이 누나(안의원)가 젊은이들과 함께 꼭지점댄스 추는모습인데...
즐감하렴...
정환아,또 보자...(x1)

2008.01.08 19:08:08 (*.9.229.162)
경숙아 등산을 하며 잔잔한 교훈을 던져 주는 네글과 사진
답답한 내게는시원한 샘물 같구나
인생을 멋지게 사는 경숙이와 선배님, 우리에게 본이 되네요
오늘 봉사 간 친구들 고생 많았을텐데,정말 수고 많았다,천사님 들!
답답한 내게는시원한 샘물 같구나
인생을 멋지게 사는 경숙이와 선배님, 우리에게 본이 되네요
오늘 봉사 간 친구들 고생 많았을텐데,정말 수고 많았다,천사님 들!
2008.01.09 14:15:38 (*.36.161.227)
선미야,
시부모님 퇴원후 집으로 모셔서 지극히 간호하는 너의 수고에 감탄하고 있어.
모든 면에 본이 되는 너의 모습에서 많을걸 배운다.
김순호 선배님의 글을 보며 갑자기 생각나는 분이 있었다.
나의 중고등부 시절 성경을 가르쳐 주시던 교회학교 선생님.
선미 친정 아버님이신 훌륭하신 그 분의 올바른 가르침으로 지금까지 주를 믿고 그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감사하는 하루였다.
시부모님 퇴원후 집으로 모셔서 지극히 간호하는 너의 수고에 감탄하고 있어.
모든 면에 본이 되는 너의 모습에서 많을걸 배운다.
김순호 선배님의 글을 보며 갑자기 생각나는 분이 있었다.
나의 중고등부 시절 성경을 가르쳐 주시던 교회학교 선생님.
선미 친정 아버님이신 훌륭하신 그 분의 올바른 가르침으로 지금까지 주를 믿고 그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감사하는 하루였다.
2008.01.11 11:29:28 (*.36.161.227)
나도 모르게
남편은 때론 고집스럽고 너무 보수적이기도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거나 놀리지 못하게한다.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간호사와 의사는 무조건 좋아한다.
어려운 일 당한 사람을 위해 변호하는 변호사는 무조건 존경한다.
세상에서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목사님께는 어떤 경우에도 아멘이다.
세아들을 이길녀 산부인과에서 낳는 것을 본 남편은 어머니들을 무조건 사랑한다.
아무리 잘 못할 때나 못배운 어머니라도 무조건 존경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는 남편을 닮아가고 있다.
남편은 때론 고집스럽고 너무 보수적이기도하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어떤 경우에도 험담하거나 놀리지 못하게한다.
아픈 사람을 도와주는 간호사와 의사는 무조건 좋아한다.
어려운 일 당한 사람을 위해 변호하는 변호사는 무조건 존경한다.
세상에서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목사님께는 어떤 경우에도 아멘이다.
세아들을 이길녀 산부인과에서 낳는 것을 본 남편은 어머니들을 무조건 사랑한다.
아무리 잘 못할 때나 못배운 어머니라도 무조건 존경한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나는 남편을 닮아가고 있다.
내일 명희를 비롯한 5명의 친구들이 태안 원북면에 봉사간다니 마음으로나마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아주 옛날 30여년 전에 원북면 황촌리 목말이란 곳에 시큰아버님이 계셔서 다녔었거든.
그땐 차가 안 다녀서 만리포에서 황촌리까지 걸어 갔었는데...
애들아, 미끄러지지 말고 몸건강히 잘 다녀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