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은 동문회가 열리는 날이다.
동문회에  가는 나를 즐겁고 예쁘게 해주려고 둘째와 예비신부는 드레스 입은 모습을 보아주고  하이힐 구두를 새로 사주었다.  내 구두는 뭉뜩하고 넓적하여 바삐 돌아다니기 편한 구두인데, 어울리지 않았나보다. 예약한 머리방에서 머리도 만져주고  발까지 예쁘게 다듬어 준댄다.  
가슴과 어깨를 감출 쇼울을 어느것으로 할까 정하지 못하고 이것했다 저것했다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한마디 건넨다.  
“ 자신있게 드러내도 괜찮아. 숨기려고 애쓰지 말고…”  

즐거운 시간 보내라는 애들 인사를 받으며 호텔로비에 들어선다.  
오신옥 언니가 부끄러운듯 가슴을 감추며 반갑게 인사한다.  신옥이 언니와 부영이 언니는 낯설지 않고 정이 많아 좋다.  두언니, 경수와 함께 먼저 사진을 찍어둔다. 오빠 오빠하는 어린 소녀 같이 경수의 얼굴이 행복해 보인다.  

홀 안에는 밝고 예쁜 꽃들이 가득하다.  갖가지색의 장미꽃으로 화사하게 피어있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반가운 얼굴들이 모두와 앉아있다.  예쁘게 드레스를 입고 밝게 웃으며…  
늘씬한 몸에 시원한 눈,  시원스런 웃음소리의 이 영실,   요즘 홈피에서 한창 뜨고있는 백 경수,  등이 시원하게 파진 멋진 드레스의 김 영란,  예쁘게 눈화장을하고 자신만만한 몸을 자랑하는 이 미양,  참한 색시마냥 얌전하게 웃고 있는 마음도 고운 정 영숙,  요조숙녀인지 현모양처인지 샘날정도로 완벽한 여인 김 성매,  사업수완 좋고 즐겁게 사는 공 난주,  남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웃으며 즐기는 김 은경,  어쩜 이렇게 군살없이 날씬할까? 덴버의 이 송자.

교가제창을 했다.  5회 선배님이 나와 부드럽게 부드럽게 손을 저으며 지휘하시고 반주하신 다른  5회 선배님은 깔끔한 옷맵시와 살짝 웃는 아담한 모습이 무척 여성스럽다.  

회장 영란이는 인삿말을 한달 전에 한국 방문에서  찍은 비디오로 준비했단다.
와아 !  스크린에 창영학교 교사가 나오자 모두 감동한다. 남편 눈이 반짝인다. 내가 나온 송림학교와  서림학교가 나오고 제고, 동인천에서 제고 올라가는 길, 그 길은 왜 이리도  좁지라는 멘트가 나오고, 무거운 가방을 들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2000여번을 오르 내린 인일여고 오르는 계단과 원형교사. 잠시 그립고 아름다운 어린시절의 옛날로 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수고한 영란이와 남편에게 감사하며…  

암과 투병하며 공부하는 카나다의 동문자녀에게 뜻깊은 장학금을 수여했다.  건강하게 자라 예쁘게 컸으면 좋겠다. 더많은 장학금도 주며 좋은 일도 힘모아 함께 많이 많이 했으면 좋겠다.

3회언니 환갑축하를 해드렸다.
환갑을 맞은 언니들이 너무 젊어 보인다. 이제 부터는 마음 편하게 하고싶은 일 열심히 하며 즐겁게 보낼 때 인가보다.   우리 언니가 왔으면 좋았을텐데…   시애틀의 송호문 선배님, 브라질의 조영희 선배님, 우리 언니와  친하게 지내던 장소춘, 강옥숙, 이정구 선배님…  모두들 우아한 모습으로 인생의 성숙한 모습으로 서 계신다. 반듯하게 멋지게 살아온 언니들을 보니 인일이 자랑스럽고 인일 나온 우리가 자랑스럽다.  

5회 이인선 선배님이 날 찾아오셨다.  손을 잡으며 내 글을 읽고 꼭 보고 싶었다고.  내가 먼저 찾아 뵈었어야 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못하지?   언니는 글에서 처럼 인상이 너무 착하니 보기 예쁘다.  반짝이는 눈동자가 어쩜 저렇게 예쁠까?   주위에 혼자계신 분을 위해 짝지어주며 배려하고 돌보는 언니의 예쁜 마음이 그대로 얼굴에 나타나는 것 같다.    

식사기도 해 주신 신목사님의 인상이 무척 선하다.  이정구 언니의 부군이신 목사님은 나와 또 다른 인연이 있다.
기별로 나와 맵시를 한껏 뽐내며 사진을 찍는다. 어린색시 마냥 웃으며 예쁘게 예쁘게 사진을 찍는다. 8회와  9회가 빠졌다고 남편이 섭섭해한다.   9회는 동기고 8회에는 좋아하던 누님이 계신 곳이어서 기대했다는데…  잘됐다.  남편이 기대하는 것이 있으니 내년에도 또 올 수 있겠지?  

유흥순서를 시작하며 사회자가 행운권 추첨을 한다.
뽑힌 번호 가진 사람은 춤을 추며 받으러 나오란다.  애교있게 남성들 간장들 녹이듯 살살 어깨춤도 추고 손을 흔들기도하고 히프춤도 추며 모두들 신나게 나와 상품을 받아간다.  부회장인 성매는 얌전하게 다소곳이 앉아  행운권을 뽑고있다.   ‘ 사회자님, 제건 없어요?’  살짝 웃으며 귀여움도 부리며…  성매는 5년간  총무로만 수고했다지?  

사회자가 퀴즈를 낸다.  
“ 길 가다가 핸섬한 남자가 카페가 어디인지 묻습니다.  그런데, 몰라요. 모른다를 영어로 무어라고 합니까?”
앗싸 ! 경수가 손을 번쩍 든다.  “나오세요. 뭐죠?”    “ 아이 돈 노오 !”    
“ 예, 잘 맞추셨습니다. 여기 상품 받아가세요.”  경수는 신나게 춤추며 나가 상품을 번쩍들고 웃으며 들어오고 우리는 손뼉치며 축하해 준다.  사회자가 웃으며 다가온다.    
“ 영어를 잘 하시네요. 그런데 이런 문제는 누구나 다 알아요. 연습 문제였어요.” 하며 선물을 뺏어간다.   모두 큰소리로 웃고 경수는 어이없는 표정이지만 곧 함께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다. 이게 뭐야?  젊은 사회자 말에 잘 따라주는 경수가 정말 고맙다.  

이제 팀을 나누어 게임이 시작된다.  우리 팀장은 까만 벨벳드레스에 진주 목걸이를 한 곱디 고운 5회 선희자 선배님이시다.
상대팀은 빠르고 깜찍한 예문이 언니이신 10회 최영희 선배님과, 당할자 없는 천하의 6회 김춘자 선배님이시다.  
아이쿠,  우리 공부 밖에 모르고 착하기만 한 선희자 선배님이 어떻게 저 팀을 이겨낼 수 있을까?  
게임은 무조건 이겨야 되는데,  큰일났다 !    




                                                                                                     1월24일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