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희들은 옛날에 배운  ‘청춘예찬’을 기억하지?  
우리들의 마음을 말할 수 없이 벅차게 한 꿈많던 그때 그 시간의 소리를…  

“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나는 여기까지 밖에 기억하지 못해.  
하지만,  청춘에 인일을 집어넣고 다시한번 소리내어 읊어본다.  

“ 인일!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이는 말이다.
인일!  너의 두 손을 가슴에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인일!  너의 두 눈을 감고 그 옛날 친구와 거닐던 장미동산을 생각해 보라.  
철따라 하얀 목련꽃 피고  아카시아 향기 날리며,  
빨간 장미꽃 피고 코스모스 하늘거리며  흰눈덮힌 장미동산을.    
헤어져, 세월이 흐르고  멀리 떨어진 만큼 더욱 더 그리운 그 때 친구들을…”  

작년엔 처음 만나 말도 다하지 못하고 헤어졌지.
친구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칠까 마음만 쓰다가,
맞지않는 드레스 입고 늙음을 감추려 신경만 썼지.  

친구야!  우리 옛날로 돌아가 편하게 만나자.
치마입고  바지입고 인일교정에서 산과 들에서 재잘 재잘 떠들던 그 때처럼,
주름진 얼굴 나온 허리 배를 자랑하며 만년청춘을 노래하자.

남편이 있어 좋고 남편이 없어 좋고,  애들이 있어 좋고 애들이 없어 좋고,  
할일이 있어 좋고 할일이 없어 좋고,  시간이 있어 좋고 시간이 없어 좋고,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마음을 내놓고 수다 떨어보자.

친구야, 그리운 친구야!  산 넘고 들판을 지나  LA로 달려가련다.  
그립고 목말라 네가 보고싶어 지금 너에게 달려 가련다.  




                                                                1월 16일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