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이 구름 한점없이 맑고 깨끗합니다.  점심을 먹고 차에오르니 나른하니 눈이 사르르 감깁니다.
맞은편에 푸른 산이 보이고 밑에 잔잔한 호수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장사모님은 ‘ 참 좋다, 참 예쁘다, 참 아름답다!’ 를 연발하며 감탄하고 계십니다.  

“ 저 위에 동상 같은것이 보이네요?”   “ 예, 신부님이신데요.  아주 옛날 물 없는 이 곳까지 선교 오셨다가 호수를 보시고,  ‘저기 물이있다 ‘ 라고 손을 들어 가르키시며 외치고 계신 모습이래요.”
280번을 타고 북쪽  샌프란시스코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밀브레를 지나니 눈앞에 안개구름이 먼 하늘 가득 끼어 눈덮힌 산맥처럼 보입니다.  

장목사님은 달라스에서 산호세로 오시며 비행기에서  창밖으로 내려다 보이는 구름과, 구름 사이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고 하십니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바다가  인상적이셨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집니다.
사모님은 소곤소곤 말씀하고 계시고,  장목사님은 잠시 잠이 드셨나 봅니다.  

부흥의 불길 타오르게 하소서
진리의 말씀 이땅 새롭게 하소서
은혜의 강물 흐르게 하소서  
성령의 바람 이제 불어와  
오 주의 영광 가득한 새날 주소서
오 주님 나라 이 땅에 임하소서  

힘차게  설교를 마치시며 단상 가운데 우뚝서서 손을 높이들고 우렁차고 열정적으로 뜨겁게  찬양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신나는 찬양의 축제는 하나님을,  우리 모두를 더욱 사랑하게 하는가 봅니다.  누구나 한가지 일에 몰입되어 있는 모습은 아름답고 사랑스럽습니다.

찬양대도 장로님도 노인분들도 모두모두 일어나서 두손을 높이 들고 찬양하는 모습은, 정말 가슴을 뜨겁게하고  눈물나도록 하는 감동적인 체험의 시간이었습니다.  허리 아프신 저의 어머니도 두손을 번쩍들고 찬양하시는게 보입니다. 괜찮으신건가?  자꾸 눈길이 갑니다.

이제 3일간의 6번 집회를 마치시고 장목사님은 잠시 쉬실 시간인가 봅니다.  
장목사님 어머님은 집회로 아들이 나가 있는 동안 내내 밤에도 낮에도, 말씀 전하고 듣는 모두 서로 큰 은혜받고 승리하고 돌아오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눈물로 간절히 기도하신다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어머니의 기도 들으시고 응답하셔서 말씀과 찬양으로 영광 돌리고 서로 큰 은혜의 시간을 가지신 후,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단잠을 즐길 시간인가 봅니다.  

장목사님 어머님은 암과 투병중이신데, 전에는 부흥회 나가신 남편인 목사님을 위해 기도 하시다 이제는 집회 나간 아들 장목사님을 위해 기도 하셨는데 아마 이번 집회가 아들을 위해 어머님이 하시는 마지막 기도가 되지 않을까  사모님은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제 어머니의 몫까지 기도해야 되겠지 하시며 작은 목소리로 계속 찬양 부르시는 사모님이 예쁘십니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 감사의 선물을 드려야 할텐데… 이것 밖에 없군요. 그런데 좀 야해서…”
“ 목사님, 제가 받은 은혜가 더 커 감사한데, 제가 오히려 드려야지요.”  

골든게이트 팍을 끼고 돌아 선 후에 우린 목사님 내외와 아쉬운 작별을 나누었습니다.  
언제 다시 그 뜨거운 말씀과 찬양을 또 들을 수 있을는지…오래오래 이 은혜의 기쁜시간을 마음에 간직할 것 입니다.     사모님과 함께  모두 건강하시길 빌며 편안히 쉬시라고 급히 떠났습니다.  은혜로운 시간 감사했습니다, 목사님…  

Ocean Beach를 끼고 출렁이는 바다와 파도타는 사람들을 보며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퍼시피카의 긴 pier 와 바닷가에 지어진 식당과 예쁜집들을 보며 해프문 베이로 내려 옵니다.  

돛을 내리고 줄지어 정박해 쉬고 있는 배들이 아름답습니다.  낚시나간 배들이 들어오고, 자루에 하나 가득 잡은 생선들을 어깨에 메고 싱글벙글 웃으며 젊은 사람들이 걸어 들어 옵니다

저녁에  막내네 집에 모일 어머니와 식구들을 생각하며 갓 잡아온 싱싱한  눈알이 툭 튀어나온  붉은 우럭을 세마리 샀습니다.  요즈음 어머니 몸이 편치 않아, 허리도 다리도 아프시고  마음까지 우울하셔서 형제들이 모여 식사하며 이야기 나누자 했습니다.  식사기도 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웬지 예전보다  힘없어 보입니다.

동생네들은 걱정스러운지 맛있는 음식도 별로인데 어머님은 그래도 오랜만에  자손들이 모두 모여서인지 기분이 좋은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진찰한 이야기와 내일 병원에 가는 일을 의논합니다. 연로하셔서 수술 받을 수 없을텐데, 어떤 좋은 치료 방법이 있을까?  

수시로  아픈 허리와 다리, 찾아뵈면 좋아진것 같다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어머님의 마음이 편치 않으신것 같다 이구동성으로  의견을 모읍니다.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자주 우리들이 찾아뵈야겠다  이야기 나눕니다. .  

전에는 힘드시지만 손주  외손주들 보아주시며 심심치 않게 소일하셨는데, 이제 애들도 크니 공부하러 떠나기도하고 할머니 도움도 필요 없어지고 저희들 일로 할머니와 이야기 할 일도 없어, 어머니는 외로워하시나 봅니다.  지금까지 평생을 오로지 자식들 위해 살아  오셨는데…

우리들도 자녀들이 크니 시간과  여유가 있어, 부부끼리 골프도 치고 등산도 가고 교회 일이며 사회활동도 하다보니 어머니께 소홀해서 어머니가 몹시 섭섭하신가 봅니다.  옥수수 사러 길로이에만 모시고가도 그렇게 좋아하셨는데…  

내일은 언니 형부랑 병원에 가시는데 치료보다 사위와 함께 나가신다는게  더 좋은신가 봅니다.
“ 엄마, 아프신 친구분들께 병문안 같이 가요.”  
“ 어머니 모시고 레익타호 한번가죠?”  
“ 이번 주말에 어머니 모시고 낚시하러 갈께요.”
“ 일 없다, 내가 이렇게 허리 아픈데 갈 수 있겠냐?”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피어납니다.  
“ 너희들 갑자기 웬일들이냐?”



                                                                                                                           9월 1일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