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다.
꼭 강원도 산골짝 전원주택에 있는 것 같다.
위의 사진은 내가 어설피 만든 밭이다.
어설프긴 해도 저기에는 토마토가 열나무나 자라고
고추 상추 치거리 가지 케일 호박 등이 자라고 있다.
어찌어찌하다가 이곳에 집을 하나 얻어 살게 됐다.
수서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 대모산 기슭,
서점도 가깝고
3호선 타는 두 아이들도 직장 다니기 별 지장이 없어 이사했다.

처음 이사와서 새벽이면 깨어져 잠이 오지 않았다.
뜨락이 넓은 집에 산다는 흥분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자연의 소리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벽을 알리는 닭소리는 정말 요란했고
새들은 왜 그리 울어대는지.
새들은 밤새워 울기도 하고 새벽에는 한꺼번에 더 몹시 울었다.
한 집 개가 짖으면 온 동네 개가 다 짖었다.
자동차 소리에 익숙해져 있는 나는 그 소리들에 쉽게 익숙해지지 않았다.
새식구가 된 이쁜이는 바람 소리에도 짖어대고
새 소리에도 짖더니
이제는 나도 이쁜이도 자연의 소리에 익숙해져 간다.

아침이면 내가 기른 상추와 케일과 치거리를 뜯어다 먹는다.
상추를 듣으러 가면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체 한다.

아파트에만 살다가 이사온 주택에서의 생활이
날씨가 좋은 요즘은 꿈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