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숙아, 잘지내지?

애들이 와있다니 분주하긴 하겠지만 그 즐겁고 대견한 마음을 사진속의 너의 웃음으로 충분히 느낄수 있어.
어제 오늘 비가 오락가락하고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날씨가 조금은 선선해 지리라 믿는다.
Seven daffodils을 들으며 흐릿한 하늘의 바다쪽을 바라보다가
아~! 경숙이도 무의도여행을 했었다지? 생각하며,
지난달 말의 무의도여행을 떠올렸지.

무덥긴 했지만 육지에서만 지내다가 섬에서 숙식을 한다는 것이 마치 예전의 학창시절을 떠오르게 하더구나.
물론 숙박은 펜션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텐트를 치고, 때론 민박을 하는 젊은애들을 보면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그 나이또래의 조카들을 보며 슬며시 추억을 더듬어보긴 하는데...
우찌된것이 난 통 경숙이같은 낭만적인 기억이 하나도 없는거야.
그런 것을 보면 경숙이 너는 추억거리가 많아서 삶조차도 풍족할 것 같아 부럽다.
추억하고 기억할 것이 많다면, 이렇게 날씨가 분위기 잡힐때 예전의 사진 한두장만으로도
타임머신을 타고 남편과 때론 애인(?)과의 가슴 두근거렸던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텐데...
늘 경숙이 글중에 삽입되어 있는 남편과의 단편적인 장면이 나를 종종 20대로 돌아가게 해준단다.

경숙이 기억속의 무의도 보다는 사람들이 더 바글거리고
주변의 여러 섬에 TV촬영지로 이름이 이미 떠버린 곳에도 역시 사람들로 북적거려
추억속의  조용한 회색빛의 낭만은 조금 퇴색된 느낌이지만(나만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지만)
육지의 유명한 관광지가 온통 북새통으로 정신이 없는 반면
그래도 섬은 아직 그 특유의 낭만성이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귀동이?
여행 이틀동안 동물호텔에 맡기고 다녀왔는데, 늘 마음이 짜~안했단다.
미국에서 귀동이 이름을 떠올려주는 사람이 있어 귀동이는 출세했네~. ㅎㅎ(:u)

사진 배경은 무의도야.


Serenade(Violin) - Tos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