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동산에 핀 예쁜 개나리 꽃을 보니
어린 시절의 봄날이 생각난다.

우리 학교에 옆집 제고 그 학생들은
월담하여 방석도 가져 가고, 칠판에 낙서도 하였는데…
난,  인천여중 시절 개나리 핀 제물포고등학교에 숙녀답게 정정당당히
들어 갈 수 있었다.

왜냐하면, 특별활동으로 테니스반 이었는데 그땐 시합을 시설이
가장 좋았던  제고 테니스 코트에서 늘 했기 때문이었다.
정문에 계시던 까다로운 수위실 아저씨의 반가운 인사를 받으며…  
어린 마음에 짧은 하얀 주름 치마. 하얀 운동화, 하얀 양말, 모자의 언니들이    
멋져 보여 하게 되었는데 그런 행운을 얻은 것이다.

봄엔 제고 정문 입구 부터 예쁜 노오란 개나리가 만발하여 길게 피어 있었고,
뒷동산에  향기로운 하얀 아카시아꽃이 피어 있었다.
어떤땐 큰 강당에서 많은 학생들이 유도 연습도하고 펜싱,검도를
정복을 입고 긴 칼 같은 것을 휘둘며 큰소리로 기합을 하며
연습하고 있었다.

테니스 코트가 본관을 지나 계단으로 올라가면 아카시아 동산 밑에 있어서
남학생들의 시선을 의식 하면서 라켓을 들고 드나들었고,
그 학생들의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와 모습이 지금도 내 마음에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딱 한가지,
테니스 코트 옆 건물 음악실에서 들려오는 노래소리…
그집앞, 성불사의 밤, 아 목동아 등등…..
그 학생들은 목청도 있는데로 크게, 정말 열심히 부르는데…
음악을 워낙 좋아하는 난  잊지 못할 괴로운 시간이었다.


이 먼 나라에 살며 동창친구들과 선후배분들과 옆집 분들의  탁월한 그림과 사진,음악,
여러분들의 진솔한 말과  깊이 있는 답글은 항상 우리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옛날 그 남학생들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달리….

진한 흙냄새 같은 향수를 늘 맴돌게 하는 이곳에서 글과 음악을
통하여 마음의 생각과 느낌을 여럿이서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순수함과 만족을 느낀 아름다운 축복의 시간인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노란 개나리 핀 교정에 들어 오는 여학생의 마음으로  
아름다운 꽃이야기와 좀 더 먼 산과 들의 풍경, 시원한 바다의 소식을
사진을 찍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니...  
나는 왜 이럴까......  


                                                                                        5월 2일  2005년    김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