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영이가 두달 전에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정애가 살던 그 동네.
우리집에서 뛰어 내려가면 10여분 걸리려나?
놀러 오라고 그렇게 그랬는데 한번도 안 놀러 갔더니 정애가 삐져서 이사를 가버렸다.
그 番地에 호영이가 이사를 왔다.

그게 두달 전 일이다.
역시 호영이도 바쁜 일정속에 나를 또 부른다.
아무도 없으니 커피 마시러 와라, 시장에 같이 가자....
드디어 약속을 했다.
일요일(24일) 아침에 청량산에 오르자고.

24일 새벽에 전화를 했다.
몇시에 올라갈까?
좀 너무 이르지?
그래... 그러면 10시쯤 내가 너희집 쪽으로 가면서 전화할께, 좀 더 자 두렴.
나도 잠깐 다시 눈을 붙여야지...

드륵 드륵 드르륵.................
핸펀의 진동소리가 울린다. 이게 머야?
"이것아, 자냐?" 호영이 목소리... 어머머머머머 이게 웬일야. 11시가 넘었네.
그렇지? 너무 늦었지? ㅎㅎㅎ

결국 산에는 못올라가고 그냥 둘이 산을 끼고 빙 돌아서 황태집에서 황태찜을 먹고
흥륜사에서 물한잔 마시고, 준비해간 디카로 요모조모 사진도 찍고...
노천 카페에서 냉커피 한잔 또 마시고, 어슬렁 거리며 재래시장서 장도 보고...
그러고 우리는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