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부부는 둘째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는데

내용은 사업계획서이고 목적은 투자유치였다.

군대에 다녀와 3학년인 사진 왼편에 있는 둘째는

 어려서부터 장삿 속에 눈을 밝혀 우리를 놀라게 했는데

어버이날 부모님께 편지 쓰면서 우표를 가져오라 한 날

제 것 외에 몇 장을 더 가져가 곱빼기 장사를 했다네요.

그리 엉뚱한 놈이 커서 군대를 다녀 오더니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하고 오겠다고 나서길래

은근히 걱정을 했더니 약간의 경비를 제외하고

숙식은 거의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온 걸 보니

번죽이 보통 좋은게 아닌 모양이다 싶데요.

그러고 나선 어떤 공장에 하루종일 하는 아르바이트를 휴일도 없이 나가는 것이 너무 신기하게 보였는데

아침잠이 많아 깨울 방법이 없던 놈이 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일 하러 가는거예요.

그렇게 석달 쯤 지내더니 어느 날 트럭을 한 대 사 가지고 오뎅 장사 할 수 있게 장치를 다 해 가지고 와서

 대전에 있는 자기 학교 근처로 오뎅 장사하러 간다데요. 국물 내는 방법도 모르는 놈이 오뎅 장사라니....

기가 막히더라구요. 그래도 하겠다니 해 보라고 보내면서 걱정을 했더니 나름대로 사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단골집 아줌마에게 가서 얘기를 했더니 국물 내는 방법을 알려 주면서 한 솥 끓여 주더라나요.

그래서 첫 날은 그걸로 장사를 시작했는데 궁금해 전화해 보니 엄청 장사가 잘 된다며 흥분해서 하는 말.

 '어머니 우리 금방 부자 될 것 같아요!'

 외진 곳에 있는 학교 앞에서의  장사는 그런대로 잘 되었는데  방학을 하면 손님이 없어질 것을 예상해

시내 쪽을 알아 보니 그게 그리 만만하지 않더라며  방학하고 얼마 안 있어 걷어 가지고 올라왔다.

어차피 복학 하기 전까지라는 단서가 붙었던 일이라 겨울 가기 전에 얼른 처분하는게 손 쉬울 것 이라는 계산에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연락하더니 차를 실수요자에게 제 값보다 더 받고 넘겨 손해는 겨우 면한 셈이 되었다.

복학하고 나선 슈퍼에 아르바이트를 하루6-8시간씩 휴일도 없이 하더니 자가용을 사야겠다질 않나~

그러더니 이제는 또 사업을 하겠다며 계획서를 보내며 200만원만 투자하면 나중에 10배로 갚아준단다.

점포를 빌려 회원제로 소규모 공방이나 취미로 수공예를 하는 사람들에게 진열할 장소를 빌려 주고

판매도 대행해 주는 사업이라며 계속 어머니가 코사지 만드는 것 같은 그런 사람들이 회원대상이라나요.

일 하고 있는 슈퍼 주인이 200만원은 투자한다며 우리더러 나머지  200만원을 빌려 달라네요

전공이 경영이긴 한데 애초 학자되긴 틀린 인물이고 현장 경험 삼아 뒤를 밀어 줘 보자고 결정을 해

아버지의 비자금 통장에서 출자금이 나갔더니 금방 내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뜨데요.

어머니 자리는 제일 크게 만들어 놓을테니 코사지 많이 만들어 놓으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