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 나이 먹도록 부모가 계시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인 동시에 아픔이다. 하루하루 쇠약해 가는 부모를 지켜보는 것만큼 고통이 있을까? 평생 주는 것 밖에 몰랐던 그분들은 삭정이처럼 껍질만 남아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지금도 자나깨나 자식들에게 줄 것만 찾으신다. 그런 부모의 큰 사랑이 통째로 느껴져 점점 고통으로 다가온다. 나이가 들면 적당히 사랑을 접을 줄 아는 것도 자식 사랑하는 한 방법이리라. 명절날 온 식구가 한 자리에 모여 그렇게 사그러져가는 부모의 모습을 지켜봐야했다. 그렇게나마 존재하는 부모님의 자리가 우리에게는 큰 기쁨이지만 머지 않아 보내 드려야 한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그런 시간이었다. 꽃이 피면 지고 태어나면 가야 하는 우리 모두 자연의 한 부분인 것을 어쩌랴! 우리도 머지 않아 저리 사그러들 것을, 주어진 시간과 여건에 순응하며 최선을 다할 밖에..... 만남의 기쁨보다 이별을 예감하는 아픔이 더 크게 다가오는 명절 연휴가 지난 아침! 아!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명절이 몇 번이나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