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게 갠 토요일 아침,
하늘에 뭉개구름이 둥실둥실 떠있고, 푸른 태평양이 보이는  산타크루즈의  바닷가로 차를 몰았다.
완연한 봄이었다.  봄의 계절은 잔인하다고 했던가? .  

겨울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잠자던 생명들이 기지개를 켜고 모두들 뛰어 나온다.  파릇파릇 새잎이 돋고 색색의 꽃망울을 터트린다.  
잠자던 개구리도 나오고  땅에서는 아른하게 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움추렸던 이들이 일어나 순례의 길을 떠난다.  

삼라만상이 소생하여 꿈틀대는 자연의 속으로 들어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다.  
온 세상을 노랗게 덮은 유채꽃속에 들어가 함께 향기를 뿜고 싶고,  청초한 옥잠화가 하얗게 만개한 곳에 파뭍혀 함께 피어나고 싶다.   큰 물개 (Elephant Seal)들이 모인 곳에서 그들과 함께 숨쉬며 삶을 노래하고 싶다.

친구들아,
우리 모두 우리가 살아있음을 감사하자.
함께 우리의 삶을 노래하자.  
우리의 삶을 꽃 피우고 아름다운 우리의 향기를 온세상에 뿜어보자.



                                                                                      2월 13일 200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경숙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