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인가 이제 성탄이 주는 분위기는 해가 갈수록 차분해지네
길거리의 풍경도 예전같지 않는 것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에서인가?
들 뜰 이유도 없는 것이 설렐 이유도 없는 것이
조용하게 성탄의 저녁은 저물어 가고 있다.

우리는 동기동창의 친구라는 이름 만으로
친하지 않아도 그 친구의 마음을 따스하게 품어주기도 하고
때론 남이 아닌  친구라는 이름 만으로
차마 입에 담기 쉽지 않은 독설로 쏘아부치기도 한다.

전자던 후자던
한순간 공유한 시간과 공간의 동질감으로 인해
친구라는 연결고리가 자의던 타의던  생성되어 가기를 반복하면서 나이 50 을 맞았다.

차분히 돌아보면
자라온 성장과정과 나름대로의 성격이 기본을 이룬다해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나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는
친구일수록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비록 독설을 뿜어내기엔 영악스럽지 못해도 부끄럽지 않다.
어렵게 꾸려온 내 위치..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진다.
비록 상대방이 볼 때 별볼일 없게 보일지라도
내 자신과 내 위치와 내가 그간 꾸려온 모든 생활에
최선을 다했다는 그 하나만으로 나는 이번 성탄을 더욱 차분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재점검해 본다.

내 사랑하는 이 곳의 친구들..
내 못난 모습,  내 잘난 모습
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끌어안아 이해해 주는
내 사랑하는 친구들..

한동안은 메일을 통한 안부를 주고받았으나 핸폰 문자가 유행이어 그것으로 대체하다보니
따로따로 연락하지 못해도 년말 년시
친구라는 이름으로 너희들에게 내 마음의 진실을 전한다.

나 또한 친구의 못난 모습, 잘난 모습
친구라는 이름만으로 이해해 주고 감싸안고 그 친구를 이해해 주도록 노력하자

내년에도 변함없이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자
내 사랑하는 친구들아~
2005년은 더욱 건강하고 알차고 열심히 살며 행복하자


영희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