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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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여고 시절이란 의미가 남들과 달랐다.
시골에서 나서 자라 목욕탕 한 번 가 보지 못한 채 살다가
인천이란 도회의 문명을 처음 보았다.
그때 그 경이롭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키네마 극장에서 <스잔나>라는 영화가 상영이 되고 있었고
신포동시장과 경동 거리는 어찌 그리도 요란했던지.
입학식날 타이를 맬 줄 몰라 혼자 연구한 결과
손으로 타이를 묶어 옷핀으로 매달았다.
허리까지 늘어진 타이를 보고 짝이던 <김숙>이 웃으며 타이를 고쳐서 묶어 주었다.
인일여고는 내가 본 건물 중 가장 아름다웠다.
기상대 산 언덕과 바다가 보이는 복도 그리고 연못가 분수와 벤치....
소문으로만 듣던 정말로 똑똑하고 명랑했던 친구들.
그때 내가 본 그 모든 것들은 내 인생에 발자취 중
가장 자랑스럽고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다.
이제 일주일 후면 그 시절의 친구들을 만난다.
함께 통학하던 사공혜숙이는 어떻게 변했을까.
타이를 고쳐 매 주던 김숙이 올까.
사이버 속에서 만나던 친구들이 어떤 모습으로 올까.
아마도 모두 넉넉하고 푸근한 모습들을 하고 있으리라.
수학 여행을 기다리던 여고 때 심정으로
하루하루 그날을 기다린다.
2004.10.01 10:09:07 (*.74.144.130)
광희야, 명희야, 잘 지냈지?
난 뭐하느라 종이쪽지 몰래 보낸 기억도 없을까?
수업시간에 자느라고 그랬었나?
난 깔깔거리며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항상 세상 고민 혼자 진 사람처럼 굴면서
알지도 못하는 편견으로 옳고 그름을 따졌던 것 같아.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은 너무나도 편하게 어려운 일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잘 정리된 생각창고에서 생각들을 꺼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 같아.
그래 광희는 그때도 잘 웃었던 것 같아.
3학년 예비고사 끝나고 우리 같은 교실에서 보컬만들자던 기억은 나니? 광희야?
난 그때의 네모습이나 지금의 네모습이나 같은 모습으로 보여 부럽다...
우리 다음 주에 만나서 그시절 그느낌으로 당연히 돌아가야지!
그럴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난 뭐하느라 종이쪽지 몰래 보낸 기억도 없을까?
수업시간에 자느라고 그랬었나?
난 깔깔거리며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항상 세상 고민 혼자 진 사람처럼 굴면서
알지도 못하는 편견으로 옳고 그름을 따졌던 것 같아.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은 너무나도 편하게 어려운 일들도 비교적 수월하게
잘 정리된 생각창고에서 생각들을 꺼내 하루하루를 즐겁게 사는 것 같아.
그래 광희는 그때도 잘 웃었던 것 같아.
3학년 예비고사 끝나고 우리 같은 교실에서 보컬만들자던 기억은 나니? 광희야?
난 그때의 네모습이나 지금의 네모습이나 같은 모습으로 보여 부럽다...
우리 다음 주에 만나서 그시절 그느낌으로 당연히 돌아가야지!
그럴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에게 여고시절은 끝도 없이 깔깔거렸던 기억이 제일 많다.
아침 통학 버스에서, 버스에서 내려 뛰면서도, 수업 직전, 수업중 종이쪽지 몰래 던지며,
도시락도 몰래 한 숟갈, 점심 시간에 선생님 눈 피해서 걸레차기 등등....
끊임없는 수다와 웃음으로 그렇게 3년을 지낸 것이 결코 후회스럽지는 않다.
이제 그 잊었었던 수많은 얘기들을 기억속에서 다시 끄집어내어
앞 뒤를 맞추고(향란, 기열이 끼어들면 확실해지지) 정리하다 보면
다시 그 시절의 느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