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친정엄마가 거동이 거의 힘들어 이래저래 나의 일 보기가 쉽지가 않다
    지난 토요일도 딸래미를 기숙사에서 불러다 놓고 광번개를 갔다왔지만
    깜빡깜빡, 허둥대다 보면 빼먹는게 부지기수

    오늘도 병원에 엄마의 약을 타러갔다가
    귀가 길에 빨랑 오려는 마음에 샛길로 차를 몰았는데 에구구구
    코너에서 스쳤다 끄그그그극~
    에이..........뭐가 이리도 안되누 하며 차를 내려보니
    주차된 상대차의 뒷밤바가 긁혔다,

    도망쳐?
    그럼 안되지 ..

    차주인을 찾으니 바로 옆에 카센터에서 수리하고 정차시켜두었던 것이란다
    카센터 아저씨가 나오더니 왈~
    이 차는 **경찰서 교통지도계장 차란다 .......
    에효,.. 어쩌나 이걸

    전번을 적어서 전해주고 올까 하다가 잠시 기둘렸다
    큰 사고가 아니니 아무래도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하면서 불쌍한 표정을 짓는게 더 효과적일 듯해서이다

    까다로운 사람 만나면 밤바를 전부 갈아야 한다고 할 것이지만
    의외로 착한 사람 만나면 그냥 넘어갈 수 있는 경미한 접촉이니
    상대방을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카센터 아저씨가 뭔가를 들고 나온다
    쓱쓱....문지르니 짙은 초록색의 차에 묻었던 은색 칠이 모두 닦여 나갔고 약간의 흔적만 있다
    그리곤 계장에게 전화를 건다

    바쁘니까 지금 못오겠다는 것같았다
    그러니 사고의 정도를 카센타사장이 판단해 알아서 하라고 했다

    그렇담 칼자루는 카센터 사장이다.
    이 아저씨가 연장을 가지고 나와서 갈고 문지르니 아까보다 더 감쪽 같았다.
    그것도 값을 따져 부르면 족히 몇 만원은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조마조마했다.

    "아줌마...그냥 가세요"
    "(어머나 세상에 이런 착한 아저씨가 있나)아저씨가 그럼 말씀 좀 잘해주세요 .
    그리고 이 카센터 명함을 좀 주세요 너무 친절하네요"

    옆에 있던 사장 마눌이 입을 삐죽히 내밀고 있다.
    몇 만원이라도 받아서 카센타 사장이 꼴깍해도 누가 뭐랄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삐죽댔을 것이다.

    그 사장은 몇 만원은  벌지 못했을지라도
    신뢰와 친절을 나에게 남겨주었으니 그것은 단돈 몇만원과 비교가 안될 것이다.
    눈 앞에 보이는 몇만원보다 두고두고 잊지 않을 그런 마케팅을 제대로 한 것이다.

    작은 접촉사고로 길에서 시간을 낭비했지만
    인생의 한가지를 배우고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왔으니
    오늘 하루도 잃은것보다는 얻은게 더 짭짤한 하루였다.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