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가 가끔 나를 저녀니라고 부르고
      선배님들도 따라서 저녀니 하는데
      그 이름에 대한 역사가 있다.

      중 3학년 올라가서 담임배정을 받은 뒤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모른다.
      담임선생님이 남자무용선생이셨기 때문이다
      막 졸업하고 부임하신 예쁜 여자선생님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날씬한 남자무용선생님이었으면 우리들의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남자무용선생님은 그 당시 내 눈엔 중년의 배가 약간 나온 아저씨로만 보였다.
      또 ,그 선생님이 다른 과목 선생님이셨으면 아마도 그저 그러려니 했겠지만
      과목이 무용선생님이었으니 말이다.

      전체 중.고의 6학년 전원이 조회를 서는 요일엔
      마스게임, 민속무용 등을 언니들과 함께 하곤 했었는데
      그 때 선생님은 교단 위에서 약간 나온 배가 무색하게 부드러운 춤사위(?)를 보여주셨다.

      어버이날 어머니들을 모셔 놓고 마스게임을 할 때
      교단에서 지휘하면서 춤사위를 보여주시는 선생님을 보고 엄마들이 ...오머나~ 와우~.......하셨었다.

      그 선생님과의 서먹함이 대충 희석대기 시작하면서
      선생님의 좋은 점도 눈에 뜨이기 시작했지만
      하필 전영희의 이름을 부르실때 전녕이나 전녕히가 아닌  " 저녕이" 라고 하셨누~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그리도 되겠지만 장난꾸러기 친구들은
      저년이 이년이 그년이... 라고 선생님 흉내를 내면서 나를 불렀다.
      저년이를 또 풀어쓰면 저녀니가 되겠지

      그 이름을 기억력 좋은 안광희가 잊지 않고 인터넷에서 불러대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기분이 나쁘다거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나의 소녀시절의 작은 에피소드도 기억해주는 그녀가 얼마나 고마운가.
      다만, 내가 중학교 때는 공부를 제법 했었는데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뚝뚝 떨어졌었다는 것만 기억 못하면 된다 ㅎㅎ
      중학교때는  두미모 했는데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요모양으로 변하여 버렸다는 것만 기억 못하면 된다...ㅎㅎㅎ

      인터넷을 즐기는데는 성적도, 미모도,전혀 상관이 없으니
      그 덕에 나는 IT 관계되는 일을  하게되었고
      우리가 선생님을 잠시 이 공간을 통하여 추억할 수있다는 것도 얼마나 행복한가
      그 선생님 지금은 할아버지이실텐데...
      건강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끄적여보았다
      비 내리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