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장마 전에 캐야 한다고 호출이 왔다.
장마 전선이 올라오고 있어 후덥지근한 정도가 말이 아니다.

감자를 두 가마니 정도 캤다.
올해는 토박한 땅에 심어서인지 알이 잘다.
통째로 쪄서 먹어야 할까 보다.

태풍이 온다니 고추대를 더욱 단단히 매 주었다.
고추가 너무 무겁게 매달려 약한 바람에도 쓰러질 것 같아서다.

강낭콩을 땄다. 첫물이다.

그리고 밭모퉁이 뿌려둔 열무를 뽑았다.

열무 김치를 담그고 콩을 까고 감자를 정리했다.
금방 뽑은 열무로 김치를 담그니 연하고 맛있었다.

아버지는 그 소리를 듣고 다음 날  
감자 캔 밭으로 나가 열무씨를 뿌리고 왔다.

뜨거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니 한증이 따로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