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산책길에 찍은 안개낀 레드우드 숲속입니다)


  어제 밤, 뜻밖의 편지를 받았다.
한국에서 온 정다운 친구의 글이었다.
여름 방학이 되면 샌프란시스코에  올텐데 시간 좀 내 줄 수 있느냐며…
30년만에 동창 홈피에서 최근에 다시 만나  새롭게 이야기 나누며 지내는 사이다.
“그럼, 오기만 해. ”    
근처에 사는 혜경이와 이미자 선생님과 함께 하루 시간내서 옛 이야기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자.
강산이 세번 변한 시절엔 친구가  어떻게 변해 내 앞에 나타날까  궁금하여  
곰삭아진 그리움을 앨범을 열어보며 감회에 젖어 보았다

어디를 갈까?  요세미티,  레익타호,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  금문교는 물론이고,  몬트레이 수족관,
나파벨리의 포도원, 흰 물결이 넘실거리는 1번 해안도로,  이 곳 실리콘 벨리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텔,  H P,  마이크로 소프트,  sun,  ebay,  google,  애플,   시스코 회사를  보여줄까?  
그래, 가까운 곳에 있는 Redwood Park은 꼭 보여주자.

우리 집에서 30여분 드라이브하여 태평양 바다쪽 산으로 가면 Redwood 숲이 있다.
이천년도 넘게 살며 30m가 훨씬 넘게 쭉쭉 뻗은 레드우드는 보기만 해도 멋있다.
가까이 서 있으면 천여년전서 부터  같이 있어 온 것 처럼 느껴져 정겹기만 하다.
뿌리에서 줄기따라  나무 끝까지 물이 올라 가는데 20일이 넘게 걸린다 한다.
바닷가 근처라 안개가 끼어 잎에 물을 보충해 주어 오래도록 군락을 이루며 살아간다.
가끔 넘어진 큰 나무를 볼 수 있는데 뿌리가 깊지 않아  깊이가 1m  정도 일까?  
잔뿌리도 많지않은 이 큰 나무가  폭풍에도 쓰러지지도 않고  어떻게 오래 살까?  
레드우드는 2-3그루가  엉켜 한그루 처럼 살기도 하고 5-6 그루가 가까이 붙어서  의지하며 살아간다.
그렇구나, 우리도 레드우드에게서 더불어 사는 것을 배우며 살아야지.

동네에서, 이웃 친구와 저녁마다 만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힘든 일이 있을 때는 서로 도와주며
의지하고 산다.  인터넷에서 만나  아름다운 생각, 좋은 경험담, 좋은 글과 그림, 음악을 공유하며,
내가 가진것 서로 나누는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렇게 끊임없이 만나고 함께 느끼고 배운다는 것.  더없이 귀중한 삶의 선물이 아닐까?    
기쁜 일이 있을 때 함께 나누고 슬픈일이 있을 때는 위로해 주면서…  

그래, 아름다운 레드우드의 자연 속에서
마음 따뜻한 친구를 만난 기쁨을 마음껏  함께 즐기자.
오라  친구여! 초록의 레드우드 숲 속에서 모닥불 피워놓고
붉은 와인을 따르며 추억을 만들자꾸나.

  
                                           6월28일 2004년        경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