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 - 게시판담당 : 최경옥, 정환복,설인실 - 11회 모임터 가기

어떤 가슴을 태우면 분홍빛 연기가 피어오르는가!
초여름같은 날씨가 연속되더니 우리 아파트 벚꽃이 예년보다 십여일 일찍 만개하였다.
19년을 보아온 꽃이지만 볼 때마다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준다.
우유빛 살결에 얼비치는 수천 수만 분홍실핏줄의 들뜸이라니...
섬진강변의 매화는 강물에 잠겨 재첩이 되더니 우리 동네 벚꽃은 꿈자리에 수를 놓는다.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만이 봄날의 축제에 참가할 수 있고
겨울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이 축제에 감격할 수 있다.
엉금엉금 기어다니던 우리아이가 대학생이 된 세월동안 저 나무들은 우리와 함께 했다.
어찌 그동안의 우여곡절이 사람에게만 있을까.
분홍구름을 피워내는 저 벚꽃이라고 어찌 순탄한 삶만 살았겠는가.
까맣게 탄 제 가슴살을 틑어내고 純綠의 새순을 뽑아올린 나무 앞에선
늘 콧날이 찡하다.
친구들아.
해마다 이 꽃그늘을 지나노라면 4월의 신부가 되는 상상을 한다.
마치 바다가 갈라지는 기적이 눈앞에 펼쳐진 듯 좌우 길은 꽃으로 갈라져있고
만발한 벚꽃 사이로 목련 또한 청초하니 저 멀리 개나리는 또 어떤가.
수줍고 귀여운 신부의 들러리같아라.
나는 맘껏 신부가 되는 상상을 한다.
이 길에서 시집가는 날.
하객들의 허밍에 맞춰 신랑을 바라보며 천천히 걸어가는 신부.
세상의 모든 길은 당신께로 가는 길.
그리움 속에 비단을 깔고 신부가 걸어오길 기다리는 신랑.
또 다른 나를 맞이하는 날.
그대여 오시라,
와서 스미라.
평생을 걸어도 닿을 수 없는 사이.
문득 새벽이슬과 함께 길 떠나는 新婦
그녀는 꽃이다.
봄꿈은 청초해서 좋아라.
봄이 강물처럼 흐르는 벚꽃터널로 흘러 들어가자.
서로 서로 이마를 맞대려고 온 영혼을 기울이는 저들의 몸짓에
손끝만이라도 닿기를 갈망하며 온 몸을 기울이는 저들의 삶에
우리의 심장을 포개보자.
어찌하면 고통이 꽃이 되는가.
얼마나 앓아야 하고 얼마나 피를 말려야 하는가.
얼마만큼 자신을 버리고 얼마만큼 자신을 세워야,
저리 허리가 휘도록 그리워하면서도 쓰러지지 않는가.
저들은, 편한 자리만 탐하는 부끄런 내 몸뚱이에도
봄물이 들게 하니 내 어찌 이 봄날을 환호하지 않으랴.
4월4일과 5일은 우리 동네 벚꽃축제이다.
축제라야 사람들 먹고 마시는 일이 主된 일이고
밤늦도록 자동차 불빛이 명멸하나 그 또한 축제임엔 틀림없다.
겨울의 검은 외투를 벗고 한껏 가벼운 날개짓으로 사람들은 꽃속에 스며든다.
오시라.
일상을 접어두고
꽃그늘 아래로 오시라.
혹 아는가.
막걸리 한 사발과 도토리 묵 한 점에
우리도 잊었던 처녀적 부끄럼을 되찾아올런지...
그리하여 <꽃에게 시집가는 날> 다시 한번 볼빛 화사한 신부가 되어볼런지..
좋은 시간을 택하시게나.
참으로 멋드러진 사람인가봐.
이런 초대장을 쓴 사람은 물론이려니와
이런 문장으로 초대를 하고픈 장본인, 강명희씨도 얼마나 멋진 사람이기에..........
부.럽.도.다.
어찌하면 고통이 꽃이 되는가.
우리의 심장을 포개보자. 흠흠.......기억해 두어야지.
겨우내 고통을 이겨낸 사람들만이
봄에 핀 아름다운 꽃을 더 많이 만끽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아홉살 인생 보러 갈 겁니다
오늘은 영화 한편 보려구요
어제는 가락시장 강남롯데에서
장을 봤는데요
우리동네보단 강남의 꽃이 더마니 펴 있더군요
강선배님 조선배님
두분 다 건강하시고 홈피에서
자주 뵈었음 합니다;:);:);:)
내가 이 글의 맛과 멋을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것은
아마 저 만개한 벗꽃을 방금 실컷, 많이 보고 온 뒤라 더 그런 모양이야.
나는 부산까지 초고속열차 KTX 로 가서
거기서부터 진해까지는 지방버스로,
벗꽃이 양쪽 도로변, 시내 중심가, 앞에 장복산, 어디 할 것없이 뒤덮힌 진해시 만끽하고
일년중 군항제 기간 열흘동안만 일반에게 공개한다는 해군사관학교도 가보고....
다음 마산, 통영 거쳐서 육로로 거제도 장승포로 가서
해상 유람선을 타고 그 유명한 해금강과 외도를 다 보고 왔다네.
외도! 정말 푸른 바다위에 떠있는 천국같았어.
하루쯤 머물고 싶은 곳인데 뭐야? 겨우 한시간여만에 나와야 된다니.....흑흑.
또 한군데 기 막힌 곳은 홍도.
전라도 홍도가 아니라 갈매기떼가 수만마리 서식하는 거제도근처의 무인도인데
떼지어 오르락 내리락 섬을 휩쓰는 갈매기떼의 모습, 압권이었어.
이십여년동안 보지 못했던 꽃구경 한번에 다 만회했다네. 이거 말이 되나?
나도 이꽃 저꽃 들여대고 찍고 싶었는데, 몸살기운이 있어서 그냥 두어 컷 밖에 찍지 못했다.
영희랑 명희 덕분에 사진으로 글로 금년 봄을 알차게 지낸다.
조영희 선배님,
정말 우리들이 평생 해도 못할 여행을 하셨네요.
마음은 굴뚝 같은데 여행은 많이 다니는 편이 아니에요.
부럽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봄꽃은 긴 겨울 동안의 인내의 결실이라
그 빛이 곱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14만 쓴 글은
이름을 안 써도 누군지 알겠어요.
인희씨지요?
광아! 대전 다녀오느라 애 많이 썼지.
상춘객들이 워낙에 많아서 말이야.
우린 선산이 경기도 화성군인데도
얼마나 길이 막히는지.
엉덩이 아파서 혼났다.
마침 지난주에 벚꽃이 만개하여 우에노 공원으로 밤벚꽃 구경을 갔지요.
오랜 세월 무수한 꽃을 피워낸 고목 아래에 서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는데
어찌 표현을 해야할지 몰라 이번에는 가슴이 답답해지더군요.
그런데 오늘 친구분의 편지에서 너무나 적절한
아! 하는 탄성이 나오는 귀절이 있어 공감의 기쁨을 댓글로 대신합니다.
어떤 가슴을 태우면 분홍빛 연기가 타오르는가.
수천 수만 분홍 실핏줄의 들뜸...
그날 내 가슴이 뻐근했던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군요.^^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싶을때 적절한 단어나 문귀가 생각나지 않으면 답답하죠
작가들이 위대해 보이는 부분이지요
써핑하다가 좋은 글귀있으면 적어두곤했었는데.........
일본에서의 일정 잘 마치시고 오세요
일본에서 게시판을 통해 만나나
한국에서 만나나 사실 인터넷을 통하면 그게 그것인데
전혀 언니가 일본에 있다는 느낌이 안 듭니다(:f)(:f)
인터넷이 '혁명' 이라는 말이 실감나는군요.
서울에서나 동경에서나 전세계 어디서나 똑같으니 말예요.
이번에는 여행, 구경은 전혀 못하고
아이 살림 차려주느라, 한 보름을 방방 뛰어다녔답니다.
힘도 들고 재미도 있고...
이제 곧 돌아가야지요.
쪼끄만 딸애 방 창으로 도꾜 타워가 너무나 가까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어두워져 불이 켜지면, 다른 아무것도 안 보이고
보석으로 만든 것 같은 타워만 보이는 것.
앉아도 보이고 서서도 보이는 것.
그것이 위로가 될 뿐 입니다.
꽃잔치 초대장을 받았다.
친구는 연극 <불좀 꺼 주세요>
영화<약속> <아홉살 인생>의 희곡작가인 이만희씨 부인이다.
희곡작가의 부인이라지만
친구의 감수성은 작가보다 더 뛰어나
작가가 많은 영감을 얻곤 한다는구나.
이만희씨가 쓴 영화나 연극을 보면
내 친구가 말한 대사가 튀어 나오고
친구의 숨결이 느껴지곤 한다.
이번에 개봉하는 <아홉살 인생>도
이만희씨의 시나리오지만
내 친구의 숨결이 느껴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