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겨울 날씨치고는 너무 포근해 나들이 하기에 너무 좋았다.

광숙이는 바쁜 일이 있어 참석 못하고
보다 못해 성질 급한 총동창회장 정외숙이 집집마다 전화를 돌려 여러 친구들이 모였다.

호원산방 입구의 "토가"라는 두부집에서 도착하는대로 점심을 먹고
"호원산방"의 군불이 뜨끈하게 지펴진 온돌방에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오랜만에 나타난 이혜은이 얼마나 재미있게 얘기를 잘 하는지
모두들 넋을 놓고 그 얘기 듣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더라.

딸과 손주 둘을 대동했던 조인숙이 제일 먼저 자리를 떴고
구경분이 잠깐 들렀다 다시 오겠다고 나가는데 손주를 동반했던 송미현이 딸려 가고
최인규와 컨디션이 안 좋다던 경희와 홍복순이 저녁도 못 먹고 먼저 갔다.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사이 몇 몇 부지런한 친구들이 저녁상을 차려 낸다.
김영희네 시아버지 여자친구가 만들어 줬다는 김장김치도 맛보고
남편 눈치보며 울릉도 취나물 맛있게 무치고
여러가지 야채를 깨끗이 씻어 한 소쿠리 가져온 이명순.
구경분이 줄꺼라며 산사춘 한 박스를 들고온 한택실.
모임엔 술이 있어야한다며 위스키 한병을 안재숙 남편이 들려 보냈더라.
박인자가 포도주 한 병 가져왔고  부평팀들이 떡 사오고....
정외숙이 이것저것 가져오고. 다 열거를 못 하겠다.

손 빠른 주부들인지라 순식간에 상이 차려지고 갈비를 구워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저녁상을 물리고 앉았는데 늦게 나타난 이근옥이 딸기 한 박스를 가져와
싱싱한 딸기와 커피로 후식까지 챙겨 먹고나서
남아 있을 친구들이 아랫채에 있는 노래방으로 이동할 때
엄길순 차에 나와 한영숙. 한택실 차엔 김현숙이
뜨끈한 온돌방과 친구들과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아쉬워 하면서 먼저 자리를 떴다.

조봉희가 참석했다 날 데려다 주기로 했는데 감기가 심하게 걸려 못 오는 바람에
난 인천까지 길순이 쫓아갔다가 전철 타고 집에 도착하니 11시더라.
한참 재미있게 놀고 있을 친구들 생각하니 은근히 약도 오르더라.

그 다음 이야기는 이야기꾼 이혜은에게 바톤을 넘긴다.!!

준비하느라 애쓴 정외숙. 이명순. 김영희에게 특별히 더 고맙단 이야기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