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 오는 길에 경희랑 안인숙과 함께 송미현이네 새 집 구경도 하고 곤드레나물도 얻고 교감선생님의 조리법 강의를 듣고 집에 돌아와 아주 맛있게 곤드레밥을 해 먹었다. 미현이 내외는 두 아이의 조부모가 되었음에도 어찌 젊어 보이던지.. 특히 할아버지인 교감선생님은 소년같은 느낌이었다. 잘 가꾸어 놓은 작은 정원이 빌딩 숲 사이에서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안식처 같아 부럽더라. 그 날 흥미로웠던 일 중 하나가 안인숙이 당산역 근처에 salon을 꾸몄다는 거였다. 어쩌다 茶 전시회 같은데서 우연히 만나곤 했었는데 그동안 꾸준히 공부를 했나보더라. 그래 당산역 근처 오피스텔에 공간을 하나 꾸몄다는데 궁금하기도 하고 요즘 그 쪽으로 지나다닐 일이 있어 어디인가 한 번 알아나 두려고 지나는 길에 찾아가니 마침 외출했다 막 들어왔다며 반긴다. 문을 닫으니 밖의 소란스럽고 번잡스러운 것과는 완전히 단절된 깊은 산중의 선방에라도 와 있는 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이것 저것 茶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도 물어 가며 茶 대접을 받았다. 집에 선물로 받은 몇 가지의 茶가 커피에 밀려 구석으로 밀려 있는데 요즈음 부척 茶에 대한 관심이 커져 커피보다 茶 마시는 일이 늘어 가는데 예전에 다도라고 너무 형식적인 것만 치중하는 것 같아 거부감을 느껴 생활 속에서 茶를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궁금했었는데...그래 일주일에 세 차례 강의를 계획하고 있다길래 제자가 되기로 맘 먹었다. 월,화, 금요일 10시부터 두 시간 정도 예정인가 보던데 일단 금요일 쯤 한 번 거기서 모임을 가져볼까 하는데 관심있는 친구들은 연락해~ 몇몇 친구들은 이미 다녀 갔는지 방명록에 글을 남겨 놓았던데.

 

안인숙 016-383-3204

salon 茶 芮 沅 (다예원) : 당산디오빌 817호

                        (2호선 당산역 6번 출구 건너편)

 

 

지난 8월 11일 보경이네서 만난 친구들은 모두들 얼굴이 눈에 뜨이게 편안하게 변해 있었다. 여기저기 몸이 불편해 고생하던 광숙이는 미국에 가 있던 딸이 다니러 와서 같이 지낸 덕인지 훨씬 건강하게 보였고 중미산 안주인 보경이는 나풀거리는 옷과 잘 어울려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 현실로 걸어 나온 듯한 착각을 할 정도였다. 뒤늦게 나타난 박인자는 피부도 고와지고 어찌나 분위기 있게 보이던지 비법을 묻고 싶더라. 먼저 출석부 사진을 얼른 바꾸어 주어야할텐데... 얼마 전 사위를 본 경희도 방학이라 좀 쉰 탓인지 얼굴이 혈색이 좀 보이는 듯 했고. 오랜만에 나타나 쉴 새 없이 기도하듯 이야기를 풀어내는 문영희는 워낙 약에 의존하다 시피하는 처지라 몸이 좀 둔해 보이긴 했지만 혈색은 좋더라. 내가 인천에 살 때 시골서 푸성귀 가지고 오거나 살림 솜씨 좋은 영희가 해 놓은 밑반찬을 나누어 먹을 때가 생각났다. 영희도 그 생각이 났는지 오이지 줄테니 들러 가라고... 그래 오이지며 묵은 김치등을 얻으러 따라 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