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이야기

     옛 수도 킹스턴에서 하루 밤과 천섬


다시 토론토를 지나 킹스턴으로 가는 길 옆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온테리오 호수!
너무나도 큰 호수라 꼭 바다 같기만 해서
자열이가 물을 찍어 먹어 보았다는 호수!

내가 시카고에서 30년이나 보던 그 큰 미시간 호수보다 더 넓은 모양이었다.
얼마나 큰지, 글쎄 우리나라를 반짝 들어다 놓으면 퐁당 빠진다고…
.  
그리고 캐나다는 호수가 얼마나 많은지 몰랐다.
평평한 땅에 수없이 작고 큰 호수가 널럴하니 널려 있었다.

온테리오 호수와 연결되어 있는 그 많은 호수에 그득그득 넘치는 물은
땅을 기름지고 부요하게 만드는 모양
상당한 부자들이 많은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킹스턴은 캐나다의 옛수도라고한다.
볼 곳이 너무나 많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하루밤만 지내고 천섬을 가는 것이다.

두 방이 문으로 통하는 방이 예약 되어서 왔다갔다 하며 더 재미있었다.  
애자 후배가 가져온 밑반찬으로 잡곡밥 저녁을 먹고
포도주로 건배를 했다. 낮에 배운것을 실습하면서...

한편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데 더 신나는 일은
후배가 그사이 우리에게 오이팩을 해주는 것이었다.

나중에 오이들을 떼고보니 아, 이럴수가!
모두가 다 얼굴이 촉촉하고 하얘지는 것이었다.
워낙 얼굴이 희고 고운 화정이는 하얗다 못해 죽은 것 같다고 까지… ㅎㅎㅎ
그렇게 눈에 띄게 효과가 좋은 줄은 우리 모두 처음으로 경험했다.
일류관광에 오이팩까지 해주는 데 있으면 나와보라!고 할테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연재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건강 체조를 실습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복식 호흡과 간단히 몸푸는 체조를 배웠다.
연재의 날렵한 몸은 등산 뿐만 아니라
날마다 닦고 닦은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열이도 전날 보니 베드에서 번쩍번쩍 다리를 드는 운동과
엎사이드 다운을 해서 건강을 지키고 있었다.
모두 자기나름대로 열심히들 살고 있는 모습이 가상하지 않은가!.

아침 식사로 후배는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내어 정식으로 만두국을 끓였다.
떡국떡은 그동안에 벌써 상해서 버리고 만두국만 만들었는데
여행지에서 먹어서 그런지 그렇게 맛있는 만두국은
정말 오래만이라고 모두들 흡족했다.

이날 아침은 천섬에 가는 날이었다.
부지런히 찾아 갔는데 캐나다 사는 용화와 자열이가 여권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미국 땅으로 들어가는 지점까지는 들어갈수가 없었다.

5시간 짜리 배를 타려고 했는데 덕분에 3시간 짜리로 바꿔
캐나다 안에 있는 천섬만 보기로 한 것…
나중에 보니 5시간은 좀 지루할 뻔했다. 3시간이 꼭 안성 맞춤이었다.

아, 천섬(Thousand Island)!
글자 그대로 천개의 섬들이
온테리오 호수 한구석에 모여 있는 곳이다.
아니 정확한 숫자는 천백육십오개의 섬!
희자가 올린 사진으로 볼때 그리 큰 기대를 안했었는데
그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날씨가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바람은 산들부는데
배를 타고 섬들 사이를 지나다니며 보니
작은 섬들의 주인들이 집도 짓고 별장도 짓고 성도 지어 놓고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천국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중의 한 섬엔 크나 큰 성이 있었는데
이민 일세가 호텔 그릇 닦는 일로 시작하여
떼 돈을 벌어 갑부가 된 사람이 만들었다고 한다.

영어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이었다는데
이같은 엄청난 섬을 사서
그같이 꾸미기까지 얼마나 재미 있었을까?  
그러나 부인이 죽기전에 완성을 못하였다니,
인생은 일장춘몽 임을 소리쳐 말하고 있었다. 

배 한구석에 몰려 앉아 옛날 이야기들을 또 하고 또하고,
시원한 뱃전에 나가서 둘씩둘씩 짝을 지어 놀았다.…
섬과 섬들 사이에 쌓여있는 다 못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어가며...

천섬의 상쾌함을 뒤로하고 배에 내려서 우리는 피자집으로 갔다.
등꽃 바스켓들이 아름다운 집이었다.
등꽃을 보면 인천 여중시절 유경복 미술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어릴적 등꽃을 본적이 없는데 그걸 칠판에 그려놓고 복사하라고 하던 미술 선생님….
이상하게 영희와 나만 등꽃그림이 생각 난다고 했다.

피자를 먹은후 이제 우리는 또 먼곳으로 가야했다.  
그건 영희가 우리에게 최대로 멋진 곳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어서
멀리 떨어진 여러 곳의 관광을 준비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