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글 수 1,334

아침에 눈을 뜨면 문득 천장의 벽지 무늬가 낯설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매일 습관처럼 보는 방이 갑자기 생경하게 느껴지고
내가 잠들어 있는 동안 누군가 나를 4차원의 세계에 옮겨 놓은 듯,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 순간적인 기억상실증에 걸릴 때가 있다.
시간이 되면 일어나 기계처럼 학교 가고, 버릇처럼 가르치고
이런저런 일에 치여 밤이 되면 지쳐 잠들고…. 벌써 오월인데,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 속에 그야말로 쏜살같이 흐르는 세월, 허무할 뿐 아니라 죄의식마저 느낄 정도이다.
장영희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뭔지, 하루하루 귀중한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저 타성처럼 살아가며 정말 내 삶이 단지 그냥 한 마리 벌레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간혹 섬뜩한 공포로 다가온다.
그런 맥락에서 카프카의 ‘변신’(1915)이 단지 기괴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인간실존의 허무와 절대 고독을 주제로 하는 ‘변신’은 바로 이렇게, 사람에서 벌레로의 ‘변신’을 말한다.

가족의 생계를 떠맡고 상점의 판매원으로 고달픈 생활을 반복해야 하는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벌레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문밖에서 출근을 재촉하는 가족들의 소리가 들리지만,
그는 ‘장갑차처럼 딱딱한 등을 대고 벌렁 누워 있는’ 벌레가 되어 꼼짝할 수도 없다.
겨우 문밖으로 나갔을 때 식구들은 경악하고 그를 한낱 독충으로 간주한다.
그는 ‘변신’ 이전의 가족에 대한 사랑을 그대로 유지하며 벌레로서의 삶에 적응해 보려고 노력해 보지만
가족의 냉대는 더욱 심해간다.
그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줄 알았던 가족은 모두 새로운 직장을 잡고,
그레고르는 없어져야 할 골칫거리일 뿐이다.
어느 날 그림에 달라붙어 있는 그레고르의 모습을 보고 어머니가 기절하자
아버지는 그에게 사과를 던져 큰 상처를 입힌다.
며칠 뒤 각별히 아끼던 누이동생이 하숙생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들으러 나가지만
벌레의 존재를 보이고 싶지 않은 가족에 의해 방에 감금된다.
그 이튿날 청소를 하러 왔던 가정부는 그레고르의 죽음을 알리고,
가족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함께 피크닉을 간다.
‘변신’은 벌레라는 실체를 통해 현대 문명 속에서 ‘기능’으로만 평가되는 인간이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서로 유리된 채 살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그레고르가 생활비를 버는 동안 그의 기능과 존재가 인정되지만
그의 빈자리는 곧 채워지고 그의 존재의미는 사라져 버린다.
인간 상호 간은 물론, 하물며 가족 간의 소통과 이해가 얼마나 단절되어 있는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는 프라하 유대인 상인의 가정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스물다섯 살되던 해부터 일생을 보험국 관리로 일했다.
기계적이고 천편일률적인 생활에 매여 오직 밤에만 글을 쓸 수 있었지만,
결국 마흔한 살의 젊은 나이로 죽을 때까지 그 직업을 떠나지 못했다.
‘변신’은 어쩌면 그가 일생을 통해 느꼈던 철저한 소외와 고립감을 묘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헨리 8세의 왕비였던 앤 여왕이 부정의 누명을 쓰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은
“오월이군요”였다.
햇볕이 너무 밝아서,
바람이 너무 향기로워서,
나뭇잎이 너무 푸르러서, 꽃이 너무 흐드러져서,
그래서 세상살이가 더욱 암울하고 버겁게 느껴지는 이 아름다운 오월,
새삼 내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며
본능으로 사는 벌레가 아닌 진정한 인간으로의 ‘변신’을 꿈꾸어 본다.
(장영희·서강대 영문과 교수)
2007.08.19 21:10:31 (*.204.58.38)
경선아~
나이테 안에 웅크린 아기~ 어쩜 삽화도 그렇게 글과 어울리게 골랐니?
대학때 필독서에 꼭 들어있던 카프카의 글.
대체로 어두웠지만 인간 본연의 특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어.
장영희 교수는 지금은 암 극복했나?
잘 모르겠네.
내가 옛날 주택에 살때 우리 동네 같은 구역이었거든
구역장을 했을때( 한 이십년도 넘은것 같아.) 서울대 교수였던 장교수님 댁에 교회 간행지 돌리러 가면 아주 예쁘고 참하게 생긴 따님이 있었는데 ~
나중에 보니 교수되서 글도 잘쓰고 말야.
이 명문 릴레이 너무 좋다.
덕분에 좋은 글 많이 감상한다.
고마워.(:f)(:l)
나이테 안에 웅크린 아기~ 어쩜 삽화도 그렇게 글과 어울리게 골랐니?
대학때 필독서에 꼭 들어있던 카프카의 글.
대체로 어두웠지만 인간 본연의 특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어.
장영희 교수는 지금은 암 극복했나?
잘 모르겠네.
내가 옛날 주택에 살때 우리 동네 같은 구역이었거든
구역장을 했을때( 한 이십년도 넘은것 같아.) 서울대 교수였던 장교수님 댁에 교회 간행지 돌리러 가면 아주 예쁘고 참하게 생긴 따님이 있었는데 ~
나중에 보니 교수되서 글도 잘쓰고 말야.
이 명문 릴레이 너무 좋다.
덕분에 좋은 글 많이 감상한다.
고마워.(:f)(:l)
2007.08.19 23:12:06 (*.173.16.117)
`그저 타성처럼 살아가며 정말 내 삶이 단지 그냥 한 마리 벌레보다 나은 게 무엇인지
간혹 섬뜩한 공포로 다가온다. `
이 부분을 읽고 뭔가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대단히 보람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거나
또는 무감각의 옷을 철옹성 같이 입고 있은 사람이리라.
좋은 글이란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수려해야함은 기본이고
독자에게 액센트 있는 느낌을 팍~팍 주는 글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로 장영희 교수는 대단한 문장가지.
그의 글을 읽으며 늘 감탄하곤 해.
어쩌면! 화림이는 한 동네에 살았었고
명제는 장교수를 만났었다구...
지적인 우월감에서 오는 반향,어떤?
큰 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적이라기보다는
知 그 자체가 체질화한 분이 아닐런지 가늠해본다.
지작가! 명문 릴레이가 계속되는 한 이방은 그대의 방이오;:)
대학 때 **을 전공한 화림이 너도 이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리 ㅎㅎ
간혹 섬뜩한 공포로 다가온다. `
이 부분을 읽고 뭔가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대단히 보람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거나
또는 무감각의 옷을 철옹성 같이 입고 있은 사람이리라.
좋은 글이란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수려해야함은 기본이고
독자에게 액센트 있는 느낌을 팍~팍 주는 글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로 장영희 교수는 대단한 문장가지.
그의 글을 읽으며 늘 감탄하곤 해.
어쩌면! 화림이는 한 동네에 살았었고
명제는 장교수를 만났었다구...
지적인 우월감에서 오는 반향,어떤?
큰 학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지적이라기보다는
知 그 자체가 체질화한 분이 아닐런지 가늠해본다.
지작가! 명문 릴레이가 계속되는 한 이방은 그대의 방이오;:)
대학 때 **을 전공한 화림이 너도 이방에서 자유롭지 못하리 ㅎㅎ
2007.08.19 23:12:48 (*.191.176.87)
경선아!!!
읽어버리고 있던 세월
젊은시절, 프란츠 카프카 원작
추송웅 출연 '빨간 피터의 고백'을 보며 열광했던
지나간 시간 아름다웠던 시절이 생각난다
추억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주는 너에게 감사한다(:l)(:f);:)
읽어버리고 있던 세월
젊은시절, 프란츠 카프카 원작
추송웅 출연 '빨간 피터의 고백'을 보며 열광했던
지나간 시간 아름다웠던 시절이 생각난다
추억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주는 너에게 감사한다(:l)(:f);:)
2007.08.19 23:22:37 (*.173.16.117)
아! 희자도 지금 컴에? ㅎㅎㅎ
다시 열심이네.
'빨간 피터의 고백'?
나는 못봤어.
행복한 시절이 반추됐다니 나도 즐거워.(:*)(:S)(:ac)
다시 열심이네.
'빨간 피터의 고백'?
나는 못봤어.
행복한 시절이 반추됐다니 나도 즐거워.(:*)(:S)(:ac)
2007.08.19 23:31:35 (*.191.176.87)
요새 너무 덥다는데 잘 지내고 있지
성당가려다 시간이 있어서 들어왔더니
네가 내 발목을 잡아버렸네;:)
너는 어서 행복한 꿈꾸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다시 만나자(:S)(:f)
성당가려다 시간이 있어서 들어왔더니
네가 내 발목을 잡아버렸네;:)
너는 어서 행복한 꿈꾸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다시 만나자(:S)(:f)
2007.08.20 02:23:29 (*.47.198.170)
경선후배~
경선 후배가 오늘,
독일어 공부한 오빠 때문에 카프카를 연일
노래 부르듯 하던 먼 옛날의 기억을
불러다 주었어요.
무슨 그런 커다란 주제가 아니드라도, 살면서
매일 매일 부닥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존중 해 주며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달리 그림 하나 똑 떨어뜨리면 감칠 맛
날 것 같은데.
경선 후배가 , 장 교수가 얘기 하려는 겻과는 그 미닝이
차이가 있는 듯 하여 참기로 하고.
언제 다른 곳에 올려서
얘기 하지요.
생각 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준 것 감사합니다
희자 후배
안녕 하지요?
나두 게으름 부리다 시간 놓치고.....
대신 여기서 보게 되네요; -)
경선 후배가 오늘,
독일어 공부한 오빠 때문에 카프카를 연일
노래 부르듯 하던 먼 옛날의 기억을
불러다 주었어요.
무슨 그런 커다란 주제가 아니드라도, 살면서
매일 매일 부닥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존중 해 주며
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달리 그림 하나 똑 떨어뜨리면 감칠 맛
날 것 같은데.
경선 후배가 , 장 교수가 얘기 하려는 겻과는 그 미닝이
차이가 있는 듯 하여 참기로 하고.
언제 다른 곳에 올려서
얘기 하지요.
생각 하는 시간을 마련하여 준 것 감사합니다
희자 후배
안녕 하지요?
나두 게으름 부리다 시간 놓치고.....
대신 여기서 보게 되네요; -)
2007.08.20 06:43:51 (*.191.176.87)
혜경언니!!!
잘 있었어요
저는 23일에 떠나기로 했어요::[
언니가 오실 때까지는 있어요
집 떠나려면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게으름도 못피우고 요사히는 컴앞에서 살고 있어요
그나마 그래서 좋은 건, 홈피에 푹 빠질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예요;:)
혜경언니!!!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전시회를 해 볼까요???
이 여름에 어울리는 멋있는 소재가 되겠네요(:y)
잘 있었어요
저는 23일에 떠나기로 했어요::[
언니가 오실 때까지는 있어요
집 떠나려면 마무리해야 할 일이 많아서
게으름도 못피우고 요사히는 컴앞에서 살고 있어요
그나마 그래서 좋은 건, 홈피에 푹 빠질 수 있는
여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예요;:)
혜경언니!!!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전시회를 해 볼까요???
이 여름에 어울리는 멋있는 소재가 되겠네요(:y)
2007.08.20 11:20:13 (*.47.198.170)
지난번 마드리드 쏘피아 미술관에서 본 많은
달리 그림들이 아직도 충격으로 기억에 있지요.
너무나 가는 붓으로 그린 디테일이 끔찍 스럽기도 하고
신기 하기도 하여 코 가 닿도록 가까이 가곤 했지요
Metamorphosis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무엇으로 변해가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 처럼 그린
달리의 그림들을 연상 하게 합니다.
카프카의 열기가 식어가면
하나 올리지요.
재미있을것 같은 예감 입니다
희자 후배,
LA에서 만날 수 있으면 참
좋겠지요?
보는 날 까지 건강 하세요.
달리 전시회는 갔다 와서 생각 해 볼 까요?
달리 그림들이 아직도 충격으로 기억에 있지요.
너무나 가는 붓으로 그린 디테일이 끔찍 스럽기도 하고
신기 하기도 하여 코 가 닿도록 가까이 가곤 했지요
Metamorphosis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무엇으로 변해가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 처럼 그린
달리의 그림들을 연상 하게 합니다.
카프카의 열기가 식어가면
하나 올리지요.
재미있을것 같은 예감 입니다
희자 후배,
LA에서 만날 수 있으면 참
좋겠지요?
보는 날 까지 건강 하세요.
달리 전시회는 갔다 와서 생각 해 볼 까요?
2007.08.24 02:10:25 (*.171.33.51)
경선아 좋은 글 퍼오느라 수고를 많이 하네. 고맙다.
잘 읽었어.
혜경 선배님 안녕하시구요?
경선이는 아마 백두산 구경을 갔는걸로 알고 있어요.
잘 읽었어.
혜경 선배님 안녕하시구요?
경선이는 아마 백두산 구경을 갔는걸로 알고 있어요.
2007.08.24 05:42:51 (*.173.16.117)
ㅎㅎ 인선이도 이젠 온전한 홈피族이네
그래 백두산 다녀왔어.
할말이 너무 많아 할말이 엉켜버리는 증상
그 증상에서 풀려나면 재미난 얘기 풀어낼 수 있을 것도 같어.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변신이란 낚시밥을 먹는 친구가 없네(he he;:))
그래 백두산 다녀왔어.
할말이 너무 많아 할말이 엉켜버리는 증상
그 증상에서 풀려나면 재미난 얘기 풀어낼 수 있을 것도 같어.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데
변신이란 낚시밥을 먹는 친구가 없네(he he;:))
2007.08.24 12:55:00 (*.47.198.170)
인선후배
잘지내나요?
여기 테네시도 만만찬케 더워서 허덕 허덕
하는중인데.
악명 높은 아리조나 에서 무고 한지요?
경선후배,
다~~ 날씨 탓이 아닐 런지요?
낚시대를 좀 흔들어 보시는건 어떨지?ㅎㅎ
이젠
백두산, 금강산 마음대로 다닐 수 있나요?
기대 되네요.
백두산 이야기.
잘지내나요?
여기 테네시도 만만찬케 더워서 허덕 허덕
하는중인데.
악명 높은 아리조나 에서 무고 한지요?
경선후배,
다~~ 날씨 탓이 아닐 런지요?
낚시대를 좀 흔들어 보시는건 어떨지?ㅎㅎ
이젠
백두산, 금강산 마음대로 다닐 수 있나요?
기대 되네요.
백두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