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친구들아,
지난 해 동창회 때 만났던 얼굴들이 하나씩 지나가는 구나.
모두들 잘 나이 들어가고 있겠지? 우리 “나이 들어가는 것의 즐거움”을 찾아보자.

내 경험 두 가지를 말해볼게.
하나는, 예전에 명석했던 두뇌는 어디로 갔는지 요즈음은 무엇을 항상 잊는다.
그러니 자주 여러 가지 실수를 할 밖에.
약속을 동시에 두 군에 해 놓기도 하고, 약속해 놓고 까맣게 잊어버리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남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폭이 넓어지더구나.
이제는 모든 사람을 그 사람 그대로 아름답게 훌륭하게 보려고 노력한단다.
모든 사람이 각각 “천상천하 유아독존”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또 하나는, 자잘하고 별 볼일 없는 것에서 의미를 찾게 된 점이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들꽃 아니 들풀 하나하나에서도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그래서 마음이 평안하고 행복해진다.
얼마나 좋으니? 얼굴에 주름이 없었을 때는 머리가 까맸을 때는 몰랐던 일들이다.

지난 5월 초에 학회가 워싱턴DC에서 있었는데 그때 선희자의 집에서 4박5일을 묵었단다.
희자 부군과 함께 셋이서 아침 먹고, 저녁 먹고, 이야기하고, 정말 마음 편하게 지내다 왔단다.
그때 희자가 내 큰 딸아이 선재의 결혼 소식을 동창회 홈피에 올려주겠다고 하더구나.
그런데 이제 생각이 나서 처음으로 동창회 홈피을 방문하게 되었단다.

결혼 소식은 벌써 아름다운 꽃들과 함께 올라와 있었고
경선이, 명옥이, 순호가 축하의 글을 남기고 다녀갔더구나. 모두들 고맙다.
그러니 선재가 엄마를 동창회 홈피에 들어가게 한 셈이지.
사윗감 Tan Trinh에 대한 소개는 희자가 잘 해주었으니 생략하련다만 궁금한 점이 있으면 물어보렴. 알려줄게.
결혼식이 미국에서 있어 초청하지 못하는 점 이해해줘라. 결혼식 후에 사진을 올릴께.

우리의 회장 보월이, 그리고 홈피지기 경선이, 또 이번 기의 이사 친구들이 애를 많이 쓰는구나.

임현숙 올림  ;:)(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