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야~
편지 잘 받았어.
답장 쓴다 차일피일 하다가 너무 기간이 길어진거 같아 여기 우리 홈페이지를 이용해본다.
너 읽는건 한다며? ㅎㅎㅎ
딸내미한테 배워서 여기 답장한번 해봐.
요즘 누구나 거의 메일로 주고 받는데 네가 옛날식으로 편지를 보내니 정답긴 한데 우체국에 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여기에 써보니 용서해줘.
넌 어쩜 여고시절 그대로 순수하고 고운 맘으로 사는지 너 한국에 왔을때 우리가 했던  얘기를 생각해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연제랑 나도 너랑 일박으로 여행간것 정말 잘한거 같다고 했단다.
아침에 뒷산에 오를때 네가 좋아하는것 보니 정말 행복했단다.

그런데 아버님 모신다고 그렇게 칭찬해주니 양심의 가책이 된다.
모시는 사람도 많던데 내가 너무 엄살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야.
주님이 복을 주시는 챤스라고 하지만 어떨땐 약올라.
왜 남이 안하는 고민을 하고 나들이 할때도 언제나 속으론 노심초사해야하나 하고 말야.
새벽에 눈을 뜨면 아버님이 불쌍하고 잘해드려야지 하다가도 또 마주쳐서 이상한 소리를 하고 귀찮게 하시면 정말 짜증나.
하지만 노력해야지.
천국도 보내드려야하는데, 끝까지 잘 보살펴드려야 하는데, 내가 많이 지쳐서 지금의 상황을 자꾸 회피하고 싶고 밖으로 나가고만 싶네.
돌아가심 얼마나 후회 하려고 그러는지~

미자야~
지금 네가 안정되게 사니 넘 좋아.
너희 남편 하시는 일도 잘 되고 말야.
윤주도 그렇게 공부잘해 하버드까지 나오고 얼마나 좋으니.

그리고 아버님 돌아가실때 일이 맘에 걸리지?
지금도 여학교때 본 인자하신 네 아버님 떠오른다.
분명 천국에 가셔서 주님 옆 떡 차지하고 계실껄?
나도 우리 부모님 연미사할때 자꾸 기억하고 기도해드릴께.
건강 조심하고 너희 가정 주님의 은총 듬뿍 받기 바란다.(:f)(: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