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뿐이 없는 남편

산신령이 내려와
이놈보다 좋은 놈은 없다며 안겨준
태몽타고 세상 나온 가난한 집 첫 아들

번지수 잘 못 찾은
다른 별의 이방인, 동키호테일까

못나기로는 누구나 알아주는 남자
고운 모양도 풍채도 없으신 예수님 닮았을까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눈 어디 둘 줄 모르는 수줍음
육십 넘도록 가지고 있는 순진한 사람

한국 남자 아니랄까 성질 급하고
엉뚱하게 고집 부릴 땐 보기 싫은 철부지
나랑은 처음부터 맞지 않는 사람

첫 눈에 반했을 때부터
싫은 내 마음 억지로 돌리려고
뚫어지게 나 한 사람만 바라 보았네

하나님 빽으로 최고 좋은 마누라 공으로 얻고
덤으로 얻은 아이들 넷, 하나같이 착한 놈들
꾹 참아도 나오는 자랑

콩 한톨도 쪼개어 입에 넣어주며 행여나 배 고플까
일 하다가 목마를까 난리치면서
혼자서는 먹는 법 절대 없는 남편있어 굶지는 않네

재주 많은 마누라 뒷 받침하마 약속 못 지키고
남보다 고생  더 시킨 것 미안해서
차마 말 못하고 손 잡아주면
내 모든 원망 슬픔 스러지고

내 입에서 나올 불평
아이들 넷 이름 불러 지레 막아버리는
시시한 수단 한가지로
허허 웃고 지나는 동안 결혼 30년
아! 이민 30년

나 죽으면 이 남자는 석달 열흘 울다가 따라 죽을걸
이 세상에서 나 없이 못사는 오직 한 사람

하나님 주신
하나뿐이 없는 남편은
복 많은 사람

그가 내 복으로 사느냐
내가 그 복으로 사느냐

유모어 많으신 우리 하나님
우리 부부 안 싸우고 사는것 보시고
혼자서 가만히 웃으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