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은 일을 마치고 나서 소감을 말하는 것을
평소에 촌스러운 일로 얕봤었는데
친구들끼리 서로 한 번씩 안으며 송년회를 마치는 라스트 신이 감동이어서
한마디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재작년 이즈음 누군가의 추천에 의해서 거의 자발적으로 총무를 맡았습니다.
못한다고 거절의사를 밝히면 안해도 좋을 자리였기에 자발적이란 표현이 맞습니다.
시켜서 마지못해 하는 일보다는 스스로 맡는 일이 더 효율적임을 여러분도 잘 알겁니다.

총무란 자리가 아주 싹싹하고 눈치 잰 사람이 맡는 역이라면
저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지만
마침 우리 5기는 임기 중에 문집을 만드는 일이 큰 일이었기에
미력을 보탤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원래 봉사란 봉사가 돼서 해야 格높은 봉사일텐데
미력이라도 보탰느니 하고 쓰는 저는
겸손한 봉사자는 못되나봅니다.

그날 수십명의 친구들이 속삭여주는 `수고했어`
정말 달콤했습니다.
2년의 시간이 보람으로 저장되는 순간이었지요.

송년의 밤 이튿날 멀리서 온 친구들이 고마워서 그들과 강화도에 갔지요.
그곳에서 본 11월의 빈 들, 필이 오는 정경이었지요.

마음을 비워라.........................

우리들의 느낌은 대동소이했겠건만 느낌을 말로 나누지는 않았지요.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 액센트를 줍니다.

저로 하여금 눈뜬 봉사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준 5기 친구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