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해 11월25일 ....
울 아버지 산소에 비석 세운날 이었다.
비석일엔 관심도 없고 빨리 끝내고 친구들 만나러
가고픈 마음 뿐이었다.

천안근처 병천에서 순댓국밥 먹고 가자고 형제들이 잡는 것을
무쟈게 바쁜일이 있다고 설치고 훠이훠이 친구들 만나러 날아갔다.

그날 인생의 큰 변화가 생긴날이었다.
못난 내가 다섯번째 섬김이가 된 것 이었다.

8년전 어느날....
꼭 닫힌 20여년 세월을 보내고 교정에서 29주년 에
첨 내 친구들을 보았다.  
긴장했던 내가슴은 스르르 얼음 녹듯 녹아
어느새  단발머리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순수한 어린날...
아무런 생각없이 훌륭하신 선생님들 밑에서
아름다운 정원에 잔디파란 사잇길로 디딤돌 놓아주신
그분들의 정성으로 오늘날 사회 한귀퉁이에서
각자 주어진 곳에서...
씩씩하게 자리잡고 사는것이 아닌지...  

울 막내 여동생은 내가 업어키운 제비뽑기 세대 이다.
고것이 구엽다 구엽다 했더니 내 머릿 꼭대기까지
올라가 까불며 나한테 주둥이를 나불거리며 자존심을 긁는다.

난 한번도 그 아이하고 큰소리 낸 적이 없다.
항상 애기라고 생각했으므로....

근데 나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야~! 내가 누군줄 아냐?
인일여고 5회 동창회장이다~!
이게 누구한테 까불어?"

정신이 다 멍했다.
뭔 소릴 했는지....ㅋㅋ
그날부터 내 막내동생은 내눈을 똑바로 못쳐다본다.

회장이랍시고 동창회에 누가 되는 행동은 안했는지....
동창들에게 도움은 되었는지....
소식지 보내면서 친구들의 소식은 제대로 전해졌는지...

쏘아놓은 화살같은 2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 5회 동창회의 5대 회장직을 끝내며
아쉬움 뿐 이다.

임원진들과 이사들...
좌우 안팎에 동창들...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5회 동창 회장직을 끝내지만 여러 동창들의
사랑을 가슴에 안고 끝내게 되었음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지난 2년간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보냈음을 고백 합니다.
여러 친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가고자 노력 했으나
일과 생활에 둥지를 벗어나지 못해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앞으로 우리 5회 동창회에 무궁한 발전을 바라며
6대 회장및 임원진들을 도울것을 약속 드리며
부디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섯번째 섬김이           김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