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고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마 종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