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 노혜경





쪽파를 까면서 나는 울었네
남의 껍데기를 벗기는 데 비전문가인 나는
어디서부터가 속살인지를 구별할 수가 없었네

수북이 수북이 쌓아 놓았네
파릇파릇한 껍데기의 무덤

껍데기는 가라?
그래, 껍데기는 가야지……

나도 마음속에 파밭을 키웠네
향그런 꽃가슴 같은 파밭
내 눈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파밭
(그래 봤자 단에 오백 원인 파밭)

누군가 내 껍데기를 벗기다 못해 아직
풋풋한 내 망설임이나 자랑이나 희망까지도
미련 없이 내다 버릴 것이
두려워서 나는 울었네
쪽파를 까다 말고












Yuhki Kuramoto
-Heartstrings 심금(心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