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와 버드나무    

옛 어른들은 무궁화나무를 귀하게 여겼다.
그런 마음이 두루두루 퍼져 있었기에 오늘날 나라꽃으로 지정되기까지 했을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옛사람들이 무궁화를 좋아했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잔가지가 많은 무궁화는 아름드리 고목이 되지 못하니 시원한 그늘도 만들지 못하고,
진딧물이 많이 끼어서 관리하기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그런데 왜?

무궁화는 농사짓는 데 아주 중요한 나무일 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 쓰임새가 많은 나무였다.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던 우리 선조들은 무궁화와 버드나무를 이용해서 슬기롭게 농사를 지었다.
무궁화를 버드나무와 짝을 이루어 논가에 심어 놓으면
해충을 잡아먹는 천적들에게 서식처와 먹이를 제공해 주었다.
버드나무는 무당벌레의 서식처이다.
무당벌레 유충은 버드나무 잎을 먹고 자란다.
무당벌레가  완전한 성충이 되려면 육식을 해야 하는데,
초봄까지는 움직임이 빠른 벌레를 잡아먹을 만큼 성장하지 못한다.

봄에 무궁화의 진딧물은 가장 왕성하게 번식한다.
무당벌레는 무궁화나무로 건너가서 진딧물로 포식하면서 성충이 되고,
버드나무에 기생하면서 논밭에 있는 해충들을 잡아먹는다.
이것이 바로 천적을 이용한 유기농 농사법이다.
우리 선조들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고 살아오면서 이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버드나무 잎에 물이 떨어지면 자연 질소가 만들어진다.
날씨가 너무 더우면 작물도 잘 자라지 않는다.
바람 한 점없이 무더운 여름날,볏잎이 흔들리는 곳은 버드나무 같은  키 큰 나무가 서있는 곳이다.
큰 나무 아래 부는 바람은 작물의 성장을 부추기고 ,풍년을 가져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