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의 열기가 한창 뜨겁다.
채널을 이리 저리 돌려봐도 축구경기 중계뿐이다
우리 세대의 여자들에겐 축구는 재미난 스포츠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남녀 사이의 화제로서도 인기가 없었다.
오죽하면 제일 재미없는 얘기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겠는가

오랫만에 90년 로마 월드컵 기념 음악회가 수록된 3테너 콘서트 LD를 틀어본다.
그때까지만해도 젊은 기운이 남아있는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 그리고 지휘자 쥬빈메타가
그들만의 매력을 물씬 풍기며 노래하고, 지휘하는 모습.
무대는 로마의 야외 음악당,고색창연한 무대도 멋있었지만 관중들 뒤에 듬성 서있는 나무가
운치를  더해준 멋진 음악회였다.
그 때의 월드컵 음악회 성공으로 94년 LA에서 98년 파리에서 3테너는 다시 뭉쳤었다.

어느 분야든 세계적으로 정상이 된 사람들을 보면 아름다움이란 공통분모를 발견하게 된다.
그 자리에 서기까지의 그들의 각고의 노력이 아름다움으로 비춰지기 때문이겠지...

로마 월드컵 음악회를 보던 김에 94년 98년 월드컵 음악회를
그들의 美聲과 오케스트라 연주에 젖어 감상했다.
그런데 에그머니, 그들이 슬금슬금 늙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하기사 90년 것을 보면서 그 시절에 내가 떠오르는 추억질을 먼저 하긴 했었다.

더구나 94년 연주 때 3테너가 `my way`를 부르면
관중석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이미 은퇴한 프랑크 시나트라를
`singing in the rain`을 부를 때는 은발의 노신사 진케리를 비춰주며
3테너가 그들에게 박수로 경의를 표하는 장면이 있었다.
아마 진케리는 그 공연을 보고 오래지 않아 세상을 뜬 걸로 기억된다.

지금 2006년 월드컵,
그렇게 멋져 아름답던 당신들은 어디에 계십니까?
시간이여! 시간이여!...............
인생의 굴곡이 느껴지며 시간의 유한성에 가슴 시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