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회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박화림
글 수 1,334
내 친구 야간 대리운전사
.................................. 최 명 란
늦은 밤
야간 대리운전사 내 친구가 손님 전화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꼭 솟대에 앉은 새 같다
날아가고 싶은데 날지 못하고 담배를 피우며 서성대다가 휴대폰이 울리면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솟대를 떠나 밤의 거리로 재빨리 사라진다
그러나 다음날이면 또 언제 날아와 앉았는지 솟대 위에 앉아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그의 날개는 많이 꺾여 있다
솟대의 긴 장대를 꽉 움켜쥐고 있던 두 다리도 이미 힘을 잃었다
새벽 3시에 손님을 데려다주고 택시비가 아까워 하염없이 걷다 보면 영동대교
그대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참은 적도 있다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어제는 밤늦게까지 문을 닫지 않은 정육점 앞을 지나다가 마치 자기가
붉은 형광등 불빛에 알몸이 드러난 고깃덩어리 같았다고
새벽거리를 헤매며 쓰레기봉투를 찢는 밤고양이 같았다고
남의 운전대를 잡고 물 위를 달리는 소금쟁이 같았다고 길게 연기를 내뿜는다
아니야, 넌 우리 마을에 있던 솟대의 새야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솟대 끝에 앉은 우리 마을의 나무새는 언제나 노을이 지면
마을을 한 바퀴 휘돌고 장대 끝에 앉아 물소리를 내고 바람소리를 내었다
친구여, 이제는 한강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물오리의 길을
물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물새의 길을 함께 가자
깊은 밤
대리운전을 부탁하는 휴대폰이 급하게 울리면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솟대를 떠나 밤의 거리로 사라지는
야간 대리운전사 내 친구
오늘밤에도 서울의 솟대 끝에 앉아 붉은 달을 바라본다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에 매달려 달빛은 반짝인다
* * * * * * * * *
.................................. 최 명 란
늦은 밤
야간 대리운전사 내 친구가 손님 전화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꼭 솟대에 앉은 새 같다
날아가고 싶은데 날지 못하고 담배를 피우며 서성대다가 휴대폰이 울리면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솟대를 떠나 밤의 거리로 재빨리 사라진다
그러나 다음날이면 또 언제 날아와 앉았는지 솟대 위에 앉아 물끄러미 나를 쳐다본다
그의 날개는 많이 꺾여 있다
솟대의 긴 장대를 꽉 움켜쥐고 있던 두 다리도 이미 힘을 잃었다
새벽 3시에 손님을 데려다주고 택시비가 아까워 하염없이 걷다 보면 영동대교
그대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참은 적도 있다고 담배에 불을 붙인다
어제는 밤늦게까지 문을 닫지 않은 정육점 앞을 지나다가 마치 자기가
붉은 형광등 불빛에 알몸이 드러난 고깃덩어리 같았다고
새벽거리를 헤매며 쓰레기봉투를 찢는 밤고양이 같았다고
남의 운전대를 잡고 물 위를 달리는 소금쟁이 같았다고 길게 연기를 내뿜는다
아니야, 넌 우리 마을에 있던 솟대의 새야
나는 속으로 소리쳤다
솟대 끝에 앉은 우리 마을의 나무새는 언제나 노을이 지면
마을을 한 바퀴 휘돌고 장대 끝에 앉아 물소리를 내고 바람소리를 내었다
친구여, 이제는 한강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물오리의 길을
물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물새의 길을 함께 가자
깊은 밤
대리운전을 부탁하는 휴대폰이 급하게 울리면
푸드덕 날개를 펼치고 솟대를 떠나 밤의 거리로 사라지는
야간 대리운전사 내 친구
오늘밤에도 서울의 솟대 끝에 앉아 붉은 달을 바라본다
잎을 다 떨군 나뭇가지에 매달려 달빛은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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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4 10:21:46 (*.126.134.181)
흐~음! 꼭 몇 년 전에 읽어본 시 같으네...
금년도 신춘문예 당선작이라구?
많이 본 것 같은 인상이 좋은 인상이듯
글도 그러한가보다.
수인이 이젠 좀 한가해졌니?
홈피에서나 만나는 우리...그래도 반갑기만 하구나
2006.01.14 21:24:56 (*.183.209.235)
지난 11월에 손수술하고 대리 운전이라는 것을 첨 불러 보았다.
낮선사람이 내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그의 삶을 잔잔하게 풀어내는데....
참 힘든 직업이라는걸 느꼈다.
그때는 낮이라 그래도 덜 힘든데 밤에는 얼마나 힘들지...
안전하게 날 내려주고 차를 지하주차장에
잘 주차시켜주고 2만원 받아들고 정중하게
인사하는데 참 고마웠다.
지금도 잊을만 하믄 또 이용해 달라고 문자가 온다.
이렇게 물불 안가리고 처자식을 위해
사회의 외진곳에서 조차 애쓰는 가장들에게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박수보내고 싶다.
수인아~!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좋은 글 이었다.
요즘의 세태를 잘 그려 낸것 같다.
건강하지?
요즘도 날 꼭 안아 주고 싶니?
한국에 올때 꼭 연락해라...(:l)
낮선사람이 내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그의 삶을 잔잔하게 풀어내는데....
참 힘든 직업이라는걸 느꼈다.
그때는 낮이라 그래도 덜 힘든데 밤에는 얼마나 힘들지...
안전하게 날 내려주고 차를 지하주차장에
잘 주차시켜주고 2만원 받아들고 정중하게
인사하는데 참 고마웠다.
지금도 잊을만 하믄 또 이용해 달라고 문자가 온다.
이렇게 물불 안가리고 처자식을 위해
사회의 외진곳에서 조차 애쓰는 가장들에게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박수보내고 싶다.
수인아~!
주위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좋은 글 이었다.
요즘의 세태를 잘 그려 낸것 같다.
건강하지?
요즘도 날 꼭 안아 주고 싶니?
한국에 올때 꼭 연락해라...(:l)
2006.01.14 23:48:47 (*.161.68.205)
경선아~
요즈음도 나는 어려워하고 있단다.
그래서 오 갈 대 없는 내가, 홈피만 기웃거리게 되는구나.
이러다 내 주님께 굴밤 한대 맞지 싶다.
경선아,
예전에는 니가 그렇게 활동적인 줄 몰랐다.
많이 세련되어 지고.....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총명하고, 거기다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립고 반가운 내 친구 경선아.
요즈음도 나는 어려워하고 있단다.
그래서 오 갈 대 없는 내가, 홈피만 기웃거리게 되는구나.
이러다 내 주님께 굴밤 한대 맞지 싶다.
경선아,
예전에는 니가 그렇게 활동적인 줄 몰랐다.
많이 세련되어 지고.....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총명하고, 거기다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그립고 반가운 내 친구 경선아.
2006.01.15 00:02:57 (*.161.68.205)
순호!~~
어렸을 때 읽은, 얄개전에 나오는 '남궁동자'같은 수노!!!
서글서글하면서 의리를 가진 그러나 내면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있는 너.
그런 네가 슬퍼하면,
너를 아는 모두가 다 슬퍼질거야.
네가 슬퍼하고 괴로워할 때, 같이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 여전하단다.
요즈음 나는 '진실'이란 말을 자주 생각한다.
나의 삶이 내 주님 앞에서 과연 진실한지를....
우리 서로 건강함을 감사하면서, 자주 만나자꾸나.
어렸을 때 읽은, 얄개전에 나오는 '남궁동자'같은 수노!!!
서글서글하면서 의리를 가진 그러나 내면의 부드러움을 잃지 않고 있는 너.
그런 네가 슬퍼하면,
너를 아는 모두가 다 슬퍼질거야.
네가 슬퍼하고 괴로워할 때, 같이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은 마음 여전하단다.
요즈음 나는 '진실'이란 말을 자주 생각한다.
나의 삶이 내 주님 앞에서 과연 진실한지를....
우리 서로 건강함을 감사하면서, 자주 만나자꾸나.
2006.01.15 14:03:34 (*.126.134.181)
수인, 니 친구 S씨를 만났댔어.
같이 마티스展을 구경했는데,전시회가 열린 시립 미술관이
옛날 퇴계가 살던 집터였다고 하더라.
미술관 안에 있는 찻집에서 본 정경이 꽤 근사하고 감회에 젖게했다.
덕수궁이 보이고 멀리 경복궁도 그로테스크하게 세워진 건물 틈새로 보였다.
야수파에 그림들을 보며 S에게 야수는 野獸? 했더니 씨익 웃는데
그 모습이 젊은 그녀를 반추시키더군...
`우리 기쁜 젊은날`인지도 모르고 젊음이란 지나가버리는 것.
(젊음이 기쁨인 줄 제깍 안 사람은 초현실주의자? ㅎㅎ)
마티스展,茶,천경자展,茶,저녁식사
긴 시간을 보내면서 얘기 많이했다.
마지막 장면,내가 그녀에게 행복 해요?라고 짖굿고 어리석게 물었다.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묵묵히 주어진 시간을 사는거죠 뭐 그녀의 진지한 대답이었다.
나이만큼 성숙한 사람을 만나기 참 어려운데
心 身(외모)이 세련된 사람 참 드믈던데
격조있는 생활을 했던 조선시대 올곧은 선비같은 그녀....
S에게서 스스로 위로를 얻은 좋은 시간이었다.
같이 마티스展을 구경했는데,전시회가 열린 시립 미술관이
옛날 퇴계가 살던 집터였다고 하더라.
미술관 안에 있는 찻집에서 본 정경이 꽤 근사하고 감회에 젖게했다.
덕수궁이 보이고 멀리 경복궁도 그로테스크하게 세워진 건물 틈새로 보였다.
야수파에 그림들을 보며 S에게 야수는 野獸? 했더니 씨익 웃는데
그 모습이 젊은 그녀를 반추시키더군...
`우리 기쁜 젊은날`인지도 모르고 젊음이란 지나가버리는 것.
(젊음이 기쁨인 줄 제깍 안 사람은 초현실주의자? ㅎㅎ)
마티스展,茶,천경자展,茶,저녁식사
긴 시간을 보내면서 얘기 많이했다.
마지막 장면,내가 그녀에게 행복 해요?라고 짖굿고 어리석게 물었다.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묵묵히 주어진 시간을 사는거죠 뭐 그녀의 진지한 대답이었다.
나이만큼 성숙한 사람을 만나기 참 어려운데
心 身(외모)이 세련된 사람 참 드믈던데
격조있는 생활을 했던 조선시대 올곧은 선비같은 그녀....
S에게서 스스로 위로를 얻은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