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은

만삭되어 둥글게 부풀 날

수줍은 새색시 버선 코

만지며 기다리고


반달은

얼레빗 방울장수 다녀간

음전한 점순이네

감나무에 걸려있네


기구 타고 여행을 하는

둥근 하늘 시계

만남의 환호가 끝나기 전에

조용히 이별을 준비하는


사위어 감에도

찡그리지 않는 얼굴

갈비뼈 한 대 남지 않은

그믐밤에도 슬프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