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파킹장에서, 무심코 차를 뒤로 빼다가 느낌이 좀 이상하여 돌아 보니

거의 부딪칠뻔한 거리에 차 한대가 서 있었다.

아차!  그 차를 먼저 보냈어야 했는데.

들어 오던 사람이 짜증이 났을꺼라고 생각하며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 하기도한 마음으로 뒤를 돌아 보니

맘 좋게 생긴 미국 아주머니가

아주 편안하게,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 미소의 에너지는 금방 내 심장 속으로 들어와 기쁨으로 충만하게 했다.

미안해서 빨리 빼려고 애쓰는 노력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 보며,

괜찮다는 말 대신 고개를 끄덕여 주는 그 여인의 여유 있는 마음이 빽 미로를 통해 느껴졌다.

차를 빼서 옆을 지나며 나 역시 미소와 머리 숙임으로 감사를 대신했다.


그 여인의 미소는, 온 종일 그냥 나를 행복하게 했고,

그 날 만나는 모든 이들이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생각 할때마다 기쁨을 주는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사건이었다.



우리는 내가 남을 사랑하기에는 너무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 할 때가 있다.

남을 사랑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다고 말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사랑이 담긴 미소만으로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그 여인의 미소는 내게 얘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