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버 지
                
                                                   이권재
                                                              
신을 신고 가야지
맨발로는 너를 보낼 수 없다
거리엔 이미 깨어진 사연들이
날선 유리빛으로 눈흘기는데
처음 절망으로 짐 챙기는 너를
차마 맨발로는 보낼 수 없다


구름 뒤엔 햇살이 있다고
홍수가 지나면 길이 난다고
멋적은 희망을 손잡이에 걸어
하루도 너를 더 붙잡아 둘 수 없지만


네가 오랜 뒤에 돌아와
갑옷처럼 딱딱해진 발바닥을 보여주며
맨발로도 어디든지 갈 수 있음을 말하기전엔
지금 이대로는 너를 보낼 수 없다


아니 노련한 순레자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아도 좋으니
지금은 이 신을 신고 가다오
내게 남은 마지막 신을 너에게 준다
맨발로는 너를 차마 보낼 수 없다






작년에 한국일보 문예공모전 시 당선작 인데  글이 너무 좋아서 오려 놓았었어
아버지 의 마음 을 참 잘그린것 같애.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 애틋한 마음이 그대로 들어 있는것 같아.
나이 를 먹어가니 늙어가는 남편을 바라보는 마음도 측은지심(惻隱之心)인것 같애.
젊었던 시절의 그 설레게 했던 그 사람이  이제는 초로의 신사로 변해버렸으니
늙고 지치는겄도 행복해하며 가족에게 헌신하는 우리들의 남편들에게  FIGH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