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폭풍이 지나간자리에
누웠다 일어나는 풀잎

지나간 바람과 비는 잊고
새 아침을 기대하며
기지개 한 번 펴고
일어나는 것

사랑과 미움
절망과 소망이
베틀에 걸려
철컥거리며
한 폭 천이 되어 가는것

묘지의 언 땅 밑에서도
봄의 새싹을 준비하는
씨앗들과 나뭇잎의 겨울눈처럼

산다는것은
모든 것을
견뎌내야 하는것

큰것은 큰 것대로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살아있는 것은 모두
달팽이 껍질 같은
제 몫의 무게를
투정하지 않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