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웬지 잠 못 이룸에는 필시 무슨 연유가 있을진데......

낮에 재선이가 다녀갔다.

그동안 까미노에서 영희가 찍은 사진
CD로 구어 갖고 나타난 재선이~~

만나면 할이야기 만리장성 보다 더 길건만
얼마후 재선이 모시러온 옆지기 덕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재선인 예쁜 바둑무늬의 솜털이 보송보송한 갓 에미 젖 떨어진 강아지를 동반하고 있었다.

까미노 중
언간히 모델역에 값 비싸게(?) 굴더만
길가다 만나는 개만 만나면
영희 사진사 부르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송아지 보다 더크고 사자보다 더 무섭게 생긴 산만한 개도
재선이 앞에선 꼬리를 살랑살랑~~
인간사랑이 자연사랑까지 승화된 재선이의 맘이 이심전심된 모양인듯......

아마 이번 구워 온 CD엔 재선이와 친구된 개 사진도 여러장 있을듯 싶다.

꽃과 나무가 지천인 넓은 마당에  함께 할 강아지 한마리 있었으면 하던 바램이
드디어 이루어진 모양이다.

얼마나 예쁘고 귀히 여기면
그 어린 강아지를 넓은 집에 혼자 있게 하는 것이 안스러워 데리고 다닐까!....
재선이 차 앞좌석엔 한여름이지만
포근해 보이는 헝겁으로 만든 강아집과 기타 비품이 언듯 눈에 띄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수 있듯이
난 까미노 중 그동안 미쳐 알지 못했던 재선이를 알게 되었는데
보시하는 마음이 생활화되어
늘 남을 배려하고 베품에 넉넉하고
또한 의리 하나는 사나이 못지 않으며
무한한 인내와 의지는 성숙한 인간의 본보기로
내가 까미노 하는 동안
마음의 스승으로 모실수 밖에 없었던
멋진 친구란 것이다.

오늘 재선이를 보는 순간
다시 싼티아고 가는 길이 눈에 어른거리며
그 곳이 그리워
그곳이 너무 아름다워
다시 가슴 저변에 뭉클 뭉클 떠오르는생각
아!~~
다시가고 싶은 싼티아고 길!

나는 다시 또 다른 음모를 꾸며 본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옆지기를 동반한
재선이와 미선이 부부의 까미노를......

이런 기분 좋은 음모가 오늘밤 나를 설레게하여
이밤 나는 잠을 못이루고 있는것이다.

아!~~
아!~~
그리운 그곳 싼티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