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이 얘기 나온 김에
두 가지 더 덧붙여 본다.

하루는 딸 준다고
스페인에서 사왔다는
올리브 색의 간따꾸를
개시 하여 입고 나섰는데
그 몇 시간 전부터
머리에 구리뿌 머리에 감고
화장까지 이쁘게 하고 나니
뒤에서 보다 앞에서 보니까
영락 없는 순정파 소녀 같았지.

그 날 어느 집 저녁 식사에
초대 받아 갔는데
살랑살랑 왔다 갔다 걸으며
고개와 어깨까지 좌우로
까딱 까닥 하니
정말 너무 너무 귀엽게
내 눈에 보였지.


미선이는 모자 쓰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 한다.
집에서 딸이 사 주었다는
검정색에 까망색 장미가 달린
자유 자재로 구길 수 있는
모자를 가져 왔는데
희안하게도 손위에 놓으면
흡사 영국의 레이들이나 쓰는
근사하고 고급스런 모자로 변한다.

하루는 꽃이 뒤로 가게 써서
<옆으로 가게 하면 더 이쁠텐데> 하니까
고쳐 쓰면서<나 말 참 잘 듣지?> 한다.( 아무렴, 내가 반년이나 저보다 위인 언닌데)

그 멋지고 귀풍 나는 검정의 모자를
어딜 가나 쓰고 나가는데 있는 동안
어디 한 번 겪에 맞는 근사한 파티에
초대 받아 갈 기회가 없어 유감 이었다.
며칠 더 머믈렀으면 뽐내며
과시 해도 좋았을 뻔 했는데.
다이아나는 비록 못 따라가도
카밀라 정도는 따라 부실 수 있었는데 하고
빙긋이 웃으며 미선이를 떠올려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