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이 여행 마지막날 고장난 내 디카가 드디어 사망선고를 받았다.
굳이 고치자면 못 고칠바는 아니라지만
세상에나~~~~~
고치는 비용이 새로 사는 비용하고 맞먹는거야.

그러니
아쉽고 슬프지만 조침문(이거 한자로 써야하는데::´()은 못 쓰더래도
사망선고라도 공표하는 바이다.

나는 디지털카메라라는게 이렇게 수명이 짧은줄은 꿈에도 몰랐다.

딸이 작년에 이 카메라를 나에게 선사하면서
"엄마가 제일 좋아할 장난감 하나 사 왔어요.  
이건 필름도 필요없고 현상도 안해도 되고
찍었다가 막 지워도 되고 그러니까 맘 내키는대로 맘대로 찍으세요."  하길레

정말 맘대로 마구마구 찍으며 돌아다녔는데
그 말을 할 때 우리 딸도 카메라의 수명을 생각이나 했었을까?

처음 고장을 알았을 때 돈이 좀 들어도 고칠 수 있을 줄로 생각하고 수리점에 갔는데
여점원 (브라질사람) 이 고개를 갸웃뚱하더니
"CCD가 문제라면 아마 새로 사는게 나을껄요"  하는데

CCD라는게 뭔지 아직도 난 확실히 모르지만
아마도 사진 찍는 찰칵 찰칵 횟수가 그 저장된 숫자만큼 다 소모되었다는 의미같았다.

결국 그 집에서는
"캐논 대리점에 가 보세요."  하면서 내 카메라를 반품했고
물어물어 찾아간 캐논 대리점에서는 닷새후 견적이 나왔는데
자그마치 330불 상당의 수리비를 요구하였다.

이 카메라, 우리 딸이 이태리에서 250불 주고 샀다는거 같던데?

설사 딸이 330불을 주고 샀다해도 그렇지 내가 330불을 들여서 고칠 수는 없지 않은가.
고장난 카메라를 도로 찾아들고 집에 왔다.



겉모습은 아직도 반짝반짝 새건데 이게 웬 일이냐?

카메라 산지 일년밖에 안 됬는데
내가 너무 무지하게 카메라를 혹사해서 그런거같아서
기계지만 카메라한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딸한테도 이 슬픈 소식을 말 못했다.
"엄마는 카메라를 어떻게 썼길레~~~~"  하고 한 말씀 들을거같아서....(x21)


한 가지 배웠다.
아무리 디지털 카메라라 해도 너무 부려먹으면 단명하는거로구나.  
이제 사진도 좀 가려서 찍어야겠다.........(x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