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 어느날 난대없는 개미군단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후각이 발달 했는지
단것을 먹고난 후에는 여지없이 새까맣게 모여드는 개미등살에
난 휴지들고 개미죽이기 작전에 돌입하게 되는데
오늘 나한테 살해된 개미는 무려 몇개 중대에 해당하는 숫자다.

실은 오늘 독일사는 내 남동생이 회사일로 잠시 귀국했다가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가게에 놀러 왔었다.
졸지에 호출받아 온 처지여서 별다른 선물 못사왔다며
간식거리 몇개담은 봉지 내밀며 미안해 하기에
우선 맛보기로 몇개  뜾어 맛있다고 칭찬하며 먹다보니 과자 부스러기가 흘려진 모양이다.

이 때를 노칠새라 개미들이 덤벼들기 시작한 모양이다.
새까맣게 죽은 개미의 잔해를 보며
참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불교에서는 옷깃 스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는데
하물며 살생은 정말 하면 안될 짓 같았다.

그런데 어쩌랴?
스물스물 기어다니는 그 꼴을 어찌 건디랴?
어쩔수 없는 선택은 나를 갈등에 빠뜨린다.
미안함에도 불구하고 또 살생을 해야만되는......

난 그동안 얼마나 미안한 짓을 많이 하며 살아 왔는지~~
잠시 통회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나와 인연을 갖게 된 사람들에게 준 마음의 상처들~~
특히나 가족처럼 길렀던 강아지와의 이별전에 소홀히 했던점 (요 대목에선 눈물이 찔끔난다)~~
지극정성 엄마의 뒷바라지에 부응 못하고 보낸 학창시절~~
나에게 많은 정을 주었던 친지들에게 무관심했던 일~~
옆지기에게 마음 편하게 못해주었던 나날들~~
아들 딸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그리고 무능했던 엄마역활~~
기르던 화초의 죽음~~
정리 안된 장농속의 옷가지들~~
무수히 썩혀 버리는 냉장고의 음식들~~
사 놓고 한번도 입어보지 못한옷들~~
안먹고 유효기간 지나서 버리는 영양제~~
답장 안보낸 편지들~~
읽다가 끝까지 못읽은 책들~~
구석에 처 박혀있는 털실뭉치들~~
그리고 바느질하다 던져버린 퀼트이불과 가방~~
못 다려논 구겨진옷들~~
주인 잘못만나 고장난 가전제품들~~
구석에 먼지쓰고 있는 조그만 성모상과 십자고상~~
조율안된 잠자는 피아노~~
등등~~
이 모든것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이 드는 하루였다.

퇴근길 칠흑같은 밤하늘에 뜬 희미한 두개의 별을 처다보며
미안해하는 내 칠흑같은 마음에 별을 심어 빛나게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래서 이젠 미안해 하지말기 작전을 짜야 되겠다.

누군가가 나를 보며 미소짓게 만들기~~
작은것 하나 하나에 의미를 주고 소중히 여기기~~
미루었던일 차근차근 하기~~
엄마에게 따듯한말 건내기~~
아들 딸에게 좋은기억만 남길 엄마되기~~
옆지기에게 상처주는말 절대 안하기~~
가끔 친지들에게 안부 전하기~~
독서하는데 시간을 할애하기~~
베란다 화초에 관심갖고 돌보기~~
집안청소에도 신경쓰기~~
나와 접하게 되는 모든 것에 사랑보내기~~
그리고 범사에 감사하기~~
늘 기쁘게 살기~~
등등~~

하루를 보내며
내일부터는 미안해하지 말기 실천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늦은밤 키타 치다말고 날 부르는 야행성 우리 옆지기
아마 따끈한 차 한잔 대령해야 될까보다.
궁시렁 거리지 말고
기쁜마음으로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