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남편의 정기검진을 하느라고 좀 분주했다.

어느 날은 가서 x-ray 찍고
어느 날은 전날 저녁부터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굶고나서 이른 아침에 혈액검사하고
또 몇몇 검사는 사전 예약한 날에 따로 가서 해야했고...등등

그리하여 여러날에 걸쳐 수고하여 모든 검사결과가 마침내 다 모아졌고
의사선생님하고의 면담날자가 잡혔다.

당일,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서는 우리 두 사람.
얼마만큼 가다가 생각이 났다.

앗!  검사결과를 몽땅 집에 두고 왔잖아?   (x3)
허겁지겁 되돌아와서 고이 모셔두었던 봉투를 집어들고 다시 갔다는 이야기.  ::$


늙은 우리야 그렇다쳐도
젊은 우리 딸년도
떠나는 날자를 깜빡 착각해서 고만 이틀을 더 머물렀댄다.

13일 낮에 점심을 먹으면서 시어머니가 이러셨대.
"너희 떠나는 날이 언제라구?"
딸네 내외는 천연덕스럽게 "15일이예요."

시어머니가 다시 "몇시에?"  물으시니
"참, 정말 몇시더라?"  하면서 비행기표를 꺼내서 시간 확인을 하다보니
아뿔싸~~~

떠나는 날이 15일이 아니고 13일 이었다는거야.
그것도 13시, 즉 오후 1시.
시간도 이미 지나버렸고 꼼짝없이 벌금물고 이틀후에 떠났다는데
어찌된 셈인지
처음부터 15일이라고 머릿속에 입력이 되어서 내내 그런줄 알았다는거야.


우리는 왜 이리 정신이 없을까?
우리는 왜 이렇게 맨날 정말 중요한 것을 잊어먹고 사는걸까?

이러면서도 어떻게 그리 잘 살아가고 있는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x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