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아주 거하게 대접 받은일이 있었다.
워낙 분위기도 멋있었고 기분도 좋아
모처럼 이태리 요리와 곁들여 마신 포도주가 화근이었는지
그밤중으로 체한것이 화요일 아침까지 후유증으로 비몽사몽 시달려야했다.

아침에 온 전화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미서나~~ 점심이나 같이하자.
너 오늘 쉬는날이쟈너...."

그러고 보니 한달에 두번 온전히 나를 위해 쉬는날인지도 모르고
침대속에 딩굴거리다니....
정말 나답지 않은 처사다.
미리 스케쥴 잡아 그 어느날 보다 규모있고 탄탄하게 보내던 나의 놀화를.....

오전에 볼일 하나를 볼겸 나가야 했기에
행장 차리고 나서니
오월의 햇살이 유난히 눈이 부시다.

그저 나이먹으면 친구 커피도 사멕이며 즐겁게 해주면서
오래오래 같이 살아야 된다는 주장을 진작 부터 해온
혜경이~~
나의 놀화를 기억해줌이 고맙고
그리고 꼭 보여주고 싶은 산길이 있다면서
그리고 맛있는 점심까지 쏘겠다니
이 무슨 팔자에 없는 복인가! 있는 복인가!~~

함께 하고픈 친구 몇에게 연락한 듯한데 별안간의 외출이 여의치 않았는지
혜경이와 나와 둘만의 오붓한 외출길엔
축복처럼 날씨도 화창했다.

고속도로 주변이 이처럼 아름다운줄 진작에 몰랐을까?
푸른산이 호위하듯 우리 주면을 감싸고
산이 우리를 품는가 싶으면
어느듯 산속에 이미 우리가 안겨있고
언듯언듯 햇빛에 반사되어 하얗게 반짝이는 나무들이
신록의 푸르름과 조화를 이뤄
새롭게 아름다움으로 보여지는데
혜경인 산에 꽃이 뒤덮였다 하고
나는 햇빛에 반사된 잎파리가  미풍에 살작 뒤집혀서 하얀색으로 보인다 우기고....
그러다 차 창문을 살며시 열고 가까이 보니
아~~!달콤한 그향기!~~
우리 학창시절 학교주위를 감쌓았던 아카시아향!~~
벌써 아카시아 꽃 피는 오월도 중반을 넘어섬을
감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세월이 이리 빠를 줄이야....

굽이굽이 숲이 우거진 산속을 드라이브하며
찾아간 경치좋은곳에 위치한 한정식집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고
기분 좋게 헤어지며
내 앞으로 가깝게 다가온 친구의 따듯한 정에
감사하면서
발길 돌리며 쳐다본  푸른산은
그 날따라 빛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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